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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05:30:00, 수정 2017-04-12 05:30:00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한국 축구, 전술위원회 신설하자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전술의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한 한국 축구의 강점을 찾자.’

    아나톨리 비쇼베츠(러시아)-움베르트 코엘류(포르투갈)-요하네스 본프레레-핌 베어벡(이상 네덜란드) 감독의 공통점은 전술 부재라는 혹평 속에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도자이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까지 한국 축구는 총 7명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으나,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는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유일하다.

    과연 외국인 지도자들의 전술 능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코엘류 전 감독은 유로 2000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놨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러시아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할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문제는 한국 축구가 가진 보이지 않은 요소, 즉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 특성과 개인기, 한국 조직 문화 등을 고려한 대표팀 전술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스포츠월드 단독 취재<4월5일자>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내부에서 전술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을 한국 축구 특성에 맞게 수정·보완해야 하고 이를 선수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선수단 입장에서는 두루뭉술한 전술로 비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불신이 드러났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선뜻 경질을 선택하지도 못했다.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대표팀 전술의 자료 축적, 즉 데이터베이스 작업이다. 대표팀의 모든 전술을 자료로 남기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하자는 뜻이다. 대표팀 후보군의 연령대를 망라한 모든 선수의 개개인 능력과 특성을 파악해 자료로 만드는 작업도 동반한다면, 누가 언제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새로운 전술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가 수장에 오르더라도 한국 축구에 적합한 전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특출난 선수가 있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어떤 전술이 가장 효과적인지 시뮬레이션 통계 자료를 만드는 것도 감독에게는 큰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축구협회에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구나 부서가 없다. 코칭스태프에 전력분석관이 있지만, 상대팀 전력 분석 업무가 80% 이상이다. 협회 기술교육실(황보관 실장)이 있지만, 대표팀 만의 전술만 따로 연구하는 부서는 없다. 이사회 내 기술분과위원회가 있지만, 이들은 전술적 조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유는 12명의 위원 모두 본연의 직업이 있다. 하석주 위원은 아주대 감독을, 조긍연 위원은 K리그 경기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역시 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표팀 감독의 전술 부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물론 사령탑의 자각도 필요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끄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과 이용수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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