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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0 06:00:00, 수정 2017-04-20 10:22:25

[더그아웃 스토리] 힐만 감독의 '배팅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그의 배팅볼은 특별하다.’

    SK의 경기가 있는 날, 그것도 상대 우완 투수가 선발로 예고된 날이면 트레이 힐만 감독은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 투수’가 된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거의 빠짐없이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약 30분 동안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 주는 힐만 감독의 표정은 즐거워 보인다. 힐만 감독은 “매일 던지는 것이 행복하다”고 웃는다. 타석에 선 선수들은 “감독이 공을 던진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익숙지 않은 광경이다. 경기 전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던지는 것은 종종 나왔지만, 지속성 있게 던진 경우는 거의 없다.

    힐만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오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팀 내 타자들의 컨디션 확인이다. 힐만 감독은 “앞에서 타자들의 타격 모습을 보면 뒤에서 볼 때는 안 보이던 게 보일 때가 있다. 앞에서 보면 타격 메커니즘과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선수들과의 스킨십이다. 힐만 감독은 SK 사령탑이 된 이후 선수들과의 호흡을 유독 강조해왔다. 사실 새 감독이 팀을 맡아 파악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힐만 감독은 외국인이다. 선수들과의 긴밀한 소통이 아직 어렵다. 이재원은 “선수들을 위해서 땀을 흘리며 공을 던지는 감독님의 모습을 보면 감사한 마음과 함께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타자들이 직접 체감한 배팅볼은 어떨까.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외야수 한동민은 “감독님의 배팅볼은 실전에서 던지는 투수와 같다. 체감으로 느끼는 건 전형적인 외국인 투수들처럼 타점이 높고 각이 좋다”면서 “개인적으로 선구안 보완이 필요한데 연습 때 감독님의 볼을 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들을 위해 열심히 던지는 감독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치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외야수 정진기도 같은 반응이다. 그는 “외국인 투수들이 던지는 것과 비슷한 스타일로 공을 던지시면서 컨트롤도 좋으셔서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더욱 좋은 성적으로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의 배팅볼은 효험을 발휘 중이다. 지난 19일까지 SK 팀 홈런은 24개로 전체 1위, 팀 장타율(0.466)도 전체 2위다. 다른 타격 스탯도 상위 3위 이내에 포진 중이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사실은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려운 자리다. 만약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던지면 선수 입장에서는 주눅이 들 수 있다. 하지만 SK 선수들의 반응은 좋다. 감독과 같이 땀을 흘리는 것이 좋은 눈치다. 아주 신선한 충격이고, 지속성이 있어 보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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