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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평창의 꿈’ 이종경 “꼭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입력 : 2017-04-19 10:31:12 수정 : 2017-04-19 13: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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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아직 끝이 아닙니다. 꼭 복수해줘야죠.”

잘 싸웠다. 그러나 마지막 한 끗이 부족했다.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장애인아이스하키대표팀은 18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이탈리와의 세계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A풀대회 5차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2014년 소치 패럴림픽 당시 이탈리아에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날 한국 대표팀 경기 MVP로 뽑힌 이종경은 “올해 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서도 연장 끝에 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땐 꼭 이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장애인아이스하키는 아직까지 대중들에겐 다소 생소한 종목이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정식종목 가운데 하나로, 아이스하키를 변형했다. 날이 달린 썰매 위에 앉아서 경기를 한다고 해서 ‘아이스슬레지하키’라고도 불린다. 동계패럴림픽 종목 중 가장 격렬한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선수들은 시속 100㎞가 넘는 퍽을 향해 얼음을 지치며 쏜살같이 달려가 몸을 부딪친다. ‘장애인아이스하키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이종경은 “부상이죠”라며 웃어보였다.

이종경도 처음부터 장애인아이스하키와 친했던 것은 아니다. 장애인의 날(4월20일)은 다른 사람을 위한 날인 줄만 알았고, 이런 종목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왔다. 그러나 2002년 6월, 불의의 사고를 만나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다가 추락하고 만 것이다. 하반신 마비라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망연자실한 이종경을 다시 일으킨 것이 바로 장애인아이스하키였다. 이종경은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또 같이 몸을 부대끼다보니 재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꼭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금메달이면 더 좋고요.”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의 저변은 굉장히 열악하다. 실업팀은 전국에 강원도청 하나뿐이다. 변변한 스파링 파트너 하나 없이 버텨왔다. 이종경이 “실업팀이 하나만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또 하나의 기적을 준비 중이다. ‘평창의 꿈’이다. 이미 대표팀은 평창패럴림픽에 자력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종경은 “내년에는 안방에서 평창패럴림픽이 열리지 않느냐.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시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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