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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번째, KBO리그가 '트레이드'에 주목하는 이유

입력 : 2017-04-19 11:30:45 수정 : 2017-04-19 11: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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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2017시즌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이 전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지난달 14일 시범경기 개막부터 시작해 본격적인 시즌 일정이 시작한 지도 이제 한 달째, 아직 정규리그 일정을 10%남짓 소화한 극초반일뿐이지만 벌써 4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넥센과 NC가 좌완 강윤구와 우완 김한별을 맞바꾼 것이 시작이었다. SK와 KIA가 성사시킨 2호 트레이드는 무려 선수 8명이 이동하는 대형급이었다.

그러자 그간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구단들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화와 두산은 내야수 신성현과 포수 최재훈을 주고 받았고, kt는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보내고 롯데로부터 내야수 오태곤과 투수 배제성을 들여왔다. 연이틀 사이에 6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셈이다.

◆손해는 감수, 플러스를 크게 본다

과거 KBO리그는 선수가 이동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타팀들이 트레이드 자원으로 눈독들일만 한 선수는 소속 구단의 입장에서도 대부분 계산에 넣어두는 전력이다. 게다가 비교적 작은 규모의 리그인 만큼 이적시킨 선수가 언제든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위험성을 떠안아야 한다. 보낸 선수가 그 팀의 주요 전력으로 거듭나는 경우, 여론의 화살은 친정팀으로 향하기 마련이었다. 최근 트레이드에 참여한 한 구단 관계자는 “그 선수의 성장세와 쓰임새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내 자식이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필요에 의해서 테이블을 차렸다가도 카드의 급을 맞추는 과정에서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젠 구단들의 인식이 변해가고 있다. 지금 발생할 수 있는 일정 정도의 손해는 감수하고, 앞으로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한화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신경현 현 배터리 코치가 2012년 은퇴한 이후 누구 하나 주전 포수 포지션을 차지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상황, ‘팀의 10년 대계를 책임진다’라고 하는 젊은 포수 영입을 위해 한화는 야수 코어 유망주로 분류해 꾸준히 1군에 동행시키던 신성현을 카드로 뽑아들었다. kt 역시 내야진 보강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대표 경험까지 있는 마무리 투수 장시환을 보내는 출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 팀의 미래는 물론 ‘선수의 장래’까지

지난 7일 SK와 KIA의 4대4 트레이드 발표 당시 양 구단이 입을 모아 전했던 배경이 있다. 바로 ‘퓨처스 선수 트레이드 활성화’였다. 특정 포지션의 뎁스가 두터운 탓에 현재 팀에서는 백업 선수로 분류되는 처지이지만, 그 포지션이 취약한 다른 팀에서라면 충분히 1군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자원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트레이드의 핵심 자원이었던 외야수 노수광과 포수 김민식의 경우, 이적 당일부터 1군 경기에 바로 출전해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선수들을 위한 제도로 지난 2011년 ‘2차 드래프트’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수 숫자에 비해 기회는 제한적이다. S급 중심으로 형성돼있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이들을 위한 무대가 되줄 수 없는 구조다. 이미 트레이드로 재미를 본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절실한 선수들이 가세한다는 것 자체가 정체된 팀 분위기에 확실히 자극제가 된다”라고 바라봤다. '화수분 야구' 두산을 이끄는 김태형 감독이 백업 선수들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 역시 “너희를 10개 구단이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이다. 양의지, 박세혁에 밀려 두산의 포수 3옵션이었던 최재훈은 한화로 가서 곧장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한화 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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