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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투수 출신 양상문 감독이 유강남 타격 지도에 나선 이유

입력 : 2017-04-24 06:00:00 수정 : 2017-04-24 09: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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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자기도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현역 시절 투수로 뛰었던 양상문 LG 감독은 타자들의 훈련에 직접 나서는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23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는 배팅 케이지 앞에서 직접 티에 공을 올려주는 모습이 발견됐다. 영광(?)의 주인공은 포수 유강남. 이날 경기가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관계로 타격 훈련은 선수들의 재량에 맡겨졌지만, 유강남은 계속해서 양 감독이 올려주는 공에 맞춰 방망이를 휘둘렀다.

보기 드문 장면에 취재진이 설명을 요청하자 양 감독은 “지금 안 올려주게 생겼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17경기에 나선 현재 유강남의 타율은 0.111에 그치는 상황, 가끔 터지는 홈런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아직 장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포수에게 요구되는 건 수비력이 더 크다고는 하지만, 최근 LG의 투타 불균형이 타선의 침묵에서 비롯되는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유강남이 제몫을 해줘야 한다”는 게 양 감독의 진단이다. “공격이 8번에서 꽉 막혀버린다. 가끔 하나씩 안타도 쳐주고 기대치 않은 상황에서 홈런도 터뜨리고 해야 타선이 돌아갈 수 있다. 힘 있는 타자인데 나가면 번트를 시켜야 하는 게 아깝다”라며 씁쓸해하던 양 감독은 이내 “보는 나도 답답한데, 하는 자기는 얼마나 답답하겠나”라며 선수를 감쌌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게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날 티배팅 훈련 역시 옆에 붙어서 간간히 조언을 건네주는 게 주 목적이었다. 양 감독은 “생각을 좀 바꿔보라고 그렇게 했다. 이를 계기로 스파크가 일어나면 좋을 것 같다”라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유강남은 정상호와 함께 LG의 안방을 나누어 지켰다. ‘20대 젊은피’ 유강남이 100경기 658이닝을 책임졌고, ‘30대 베테랑’ 정상호는 77경기 367⅔이닝을 소화했다. 정상호의 체력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이 비중에 큰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예정이다. “오늘 조언이 제발 ‘꿀팁’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양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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