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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의 페어볼] 김명신, 씩씩하게 돌아와라

입력 : 2017-04-26 11:27:22 수정 : 2017-04-26 1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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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김명신(24·두산)과 처음 진지하게 대회를 나눈 시점은 지난 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박치국과 함께 김태형 감독이 칭친하던 신예선수, 얘기가 듣고 싶었다. 더욱이 김명신은 전날 1일 7회초 4-4로 맞선 박빙의 흐름에서 프로 1군 첫 등판을 경험했다. 송광민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김태균과 9구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잡아내고 데뷔전을 마쳤다. 김명신은 “가슴이 쿵쾅쿵쾅해서 정신이 없었다”며 “2017년 4월1일 송광민 김태균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웃었다. 대졸 출신이라고 해도 이제 20대 중반,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김명신은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같은 잠실구장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신기해했다.

시간이 흘러 김명신은 두산의 마운드에 한 자리를 잡아갔다. 그런데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25일 고척 넥센전 팔꿈치가 불편한 니퍼트로 인해 임시선발로 나선 김명신은 1회말 2사 1, 2루에서 김민성의 타구에 입 근처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김명신은 응급치료를 받고 앰뷸런스를 타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시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왼쪽 광대뼈 세 군데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퉁퉁 부은 상태, 붓기가 빠져야 수술이 가능하다. 전반기 복귀는 어려워보이고, 후반기에도 돌아올 수 있을 지 미지수다. 8경기 나서 1승 평균자책점 7.02(16⅔이닝 13자책)가 지금까지 김명신이 두근거리며 마운드에 오른 결과물이다.

안타까운 대목은 김명신이 두터운 두산의 선수층을 뚫고 김태형 감독에게 낙점을 받은 행운의 상황에서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다. 사실 신인이 프로 첫 해 1군에서 기회를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도 박치국과 함께 신인이 명단에 오른 게 3년 만의 일. 어쩌면 김명신 개인에게는 평생 최고의 기회를 맞이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당한 부상이 얼마나 속이 상할 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의욕이 넘치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상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오태곤(현 kt)은 겨우내 그렇게 수비연습을 해놓고도 4월8일 사직 삼성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왼정강이를 맞아 분쇄골절 판정을 받았다. 8월 중순 돌아왔고 그는 “내게 야구를 빼면 아무 것도 없구나, 야구 하나 빠졌는데 인생이 아무 것도 없더라”고 재활기간의 심리를 말했다. 멘탈적으로 추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명신은 꽃망울을 틔우기 직전 부상을 입었다. 아쉽고 분하기도 하겠지만, 치료에 전념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게 더 중요하다. 16⅔이닝의 기억을 내려놓고 빨리 건강한 모습을 되찾는 게 우선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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