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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8 15:08:31, 수정 2017-05-18 15:08:31

'은퇴' 주희정이 남긴 눈물의 당부 "프로는 실력, 눈치보지 마라"

  •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선수로서의 주희정은 여기서 막 내리고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베테랑 가드’ 주희정(40)은 18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내 북받치는 눈물에 목을 가다듬느라 바빴다. “너무 오랜 프로생활 하다보니까 매시즌 끝난 후와 똑같이 살고 있다. 당장이라도 휴가가 끝난 다음에 훈련을 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라는 말에서는 아직도 자신이 현역 생활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회견장에 들어선 주희정은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아 말이 나오지 않을까봐 어젯밤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다”라며 준비된 원고를 꺼내들었다. 이내 “사실 구단과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시작해 이 자리에 있는 지금까지도 꿈꾸는듯 맘의 정리가 되지 않는다. 막연히 은퇴를 생각하는 중에도 농구에 미쳐서 살아온 제겐 그 어떤 대체할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사실 지난 17일 삼성이 주희정의 은퇴를 발표한 직후 팬들 사이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프로 농구 선수들의 생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상황, 타팀에서 뛰는 비슷한 연배의 베테랑들 역시 아직 로스터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주희정은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평균 22분간 5.80점, 2.8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삼성의 준우승에 자신의 관록을 보탠 터, 주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식스맨으로서는 여전히 활용가치가 높다. 선수 본인 역시 봄농구를 치르던 때까지만 해도 현역 연장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던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후배들을 향한 마지막 당부에서도 역시 이런 뉘앙스는 숨겨지지 않았다. 주희정은 “프로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쩔 수 없이 주변 눈치를 보게 됐다. 나는 이렇게 은퇴하지만 후배들은 나이에 주눅들지 않고 선수생활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기 관리를 잘해서 나이를 떠나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면 한국 농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희정은 이제 지도자로서 ‘제2의 농구인생’에 애써 눈을 돌렸다. “이제 조금씩 비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추억들에 너무 사로잡히면 안될 것 같다. 앞으로의 내 모습을 그리며 준비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훌륭하신 감독님들의 장점을 배워 명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30년간의 농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며 말을 잇지 못하는 주희정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김태술을 비롯한 삼성의 동료들은 박수와 함께 꽃다발을 안겼다. 주희정의 곁을 내내 지킨 건 아들 지우였다. 자꾸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에 쭈뼛대기도 했지만, 결국 “NBA 농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로 주희정의 얼굴에 다시 웃음을 돌려준 주인공이다. 주희정은 “구단과 상의한 게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차차 준비하겠다. 우선은 가족들과 원없이 시간을 보내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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