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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엿보기] 신태용호, 귀중한 '10톤 물탱크 6드럼' 사연은

입력 : 2017-05-20 06:00:00 수정 : 2017-05-19 16: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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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주·권영준 기자] “훈련시작 30분 전입니다. 스프링클러 가동하세요.”

고요한 훈련장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훈련장 시설 관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그라운드에 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스프링클러에서는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다. 이 장면을 바라보던 취재진을 향해 “멀리 떨어지세요. 그라운드 주변까지 물이 튀깁니다. 노트북에 물 들어가면 고장 나요”고 소리쳤다. 그렇게 그라운드가 흠뻑 젖었다.

신태용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특별한 주문을 했다. 바로 훈련장에 물을 많이 뿌려달라고 한 것. 협회 관계자는 “신 감독님이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 짧고 빠른 패스를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스 게임은 신태용호의 콘셉트이다. 일명 ‘돌려치기’라고 부르는 이 훈련은 패스와 움직임을 동시에 진행하는 고난이도 훈련이다. 3명이 1개 조로 진행하는 이 훈련은 패스를 주고, 움직여서 다시 리턴 패스를 받는 내용이다. 재빠른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가 가능해야 ‘돌려치기’가 가능하다. 3인이 시작하는 이 훈련은 4명, 5명으로 인원을 늘려가며 최종적으로 필드플레이어 10명 전원이 가담해서 훈련을 한다. 수비 빌드업, 공격 전개, 문전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훈련이다.

신 감독은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와 같은 짧고 간결한 패스를 통한 공격 축구를 녹여냈다. 2016 리우올림픽 대표팀을 맡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 U-20 대표팀에는 이승우, 백승호(FC 바르셀로나)가 있다. 바르셀로나의 축구 콘셉트 역시 ‘티키타카’ 패스 축구이다. 티키타가는 축구공이 테이블 위해서 왔다갔다하는 장면을 뜻하는 스페인 의성어이다. 그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를 전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승우 백승호를 중심으로 미드필더 한찬희(전남) 이진현(성균관대) 이승모(포항)도 패스에 강점이 있는 플레이어이다. 꾸준히 패스 훈련을 진행한 신태용호는 확실한 ‘축구 색깔’을 비췄다.

이에 오는 20일 기니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패스 축구를 관철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물을 뿌려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10톤 물태크 6드럼이지만, 신태용호의 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훈련장 현장 관계자는 “훈련장을 지으면서 물을 많이 뿌려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에 10톤짜리 물탱크 6통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 시간에 맞춰 항상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워두고 있다”며 “훈련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지난 18일 훈련을 앞두고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U20 월드컵 훈련장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고 있다. / 사진 =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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