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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처우 개선 목소리 높아진다

입력 : 2017-05-21 17:11:40 수정 : 2017-05-21 1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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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구직자들의 취업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높은 취업 문턱 앞에서 좌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취업난과 맞물리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 들어 아르바이트 시장에서의 세대 갈등 양상도 불거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취업이 어려워 일단 아르바이트로 사회 첫발을 내디디려는 청년세대와 은퇴 후 생계 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는 부모세대 모두 절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거나,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아르바이트생들의 현실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은 적은 시급에 비해 노동 수준이 너무 과하다고 답했다.

88.2%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 청소년에게 국가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당수는 젊은 시절 아르바이트는 좋은 경험(87.9%)이고, 사회생활에도 도움(86.7%)이 된다고 생각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80.1%가 중장년층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바라봤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경험 및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아르바이트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10명 중 2명 정도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9.6%, 직업을 가진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른바 ‘투잡족’이 9.2%였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는 경우는 10대(14%)와 20대(16%)가 많았으며, 투잡을 뛰는 경우는 40대(15.5%), 50대(13%) 중장년층의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또한 과거에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63%)까지 고려하면, 대부분의 사람들(81.8%)이 한번쯤은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없는 응답자는 전체 18.2%에 그쳤다. 대체로 자신의 계층 수준을 높게 평가할수록 아르바이트 경험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아르바이트 여부가 어느 정도 '부(富)'에 의해 결정된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요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많았다. 과거보다 아르바이트 구직이 어려워진 것 같다는 의견(47.3%)이 수월해졌다는 의견(35.3%)보다 우세한 것이다. 특히 현재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이 예전에 비해 아르바이트 구직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많이 하고 있어, 실제 아르바이트 구직이 생각 이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용돈·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가장 많이 일하는 업종은 '편의점'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우 가장 큰 목적 역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돈을 마련하거나(69.7%·중복응답),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58%)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다만 10~20대는 용돈에, 30대 이상은 생활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그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사회경험(18.6%) 차원에서 하고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10대 청소년의 사회경험을 위한 아르바이트 활동(34.3%)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그밖에 특별히 할 일이 없거나(17.6%), 특정한 물건을 사기 위해(16.5%)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현재 가장 많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업종은 편의점(14.9%·중복응답)과 문서작업 및 사무보조(12.2%)였다.

편의점은 남성(21.5%)과 10대(31.4%)가, 사무보조는 여성(17.9%)과 20~30대가 현재 많이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였다. 그 다음으로 패스트푸드점(5.3%), 음식점(5.3%), 설문조사(4.8%), 커피전문점(3.7%), 통·번역(3.7%) 아르바이트가 뒤를 이었다. 전반적인 아르바이트 만족도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현재 아르바이트 종사자의 33.5%만이 아르바이트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 "아르바이트는 적은 시급에 비해 노동 수준이 너무 과하다"

이런 가운데 전반적인 아르바이트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관련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전체 10명 중 7명(70.9%)이 적은 시급에 비해 아르바이트의 노동 수준이 너무 과하다는데 동의한 것이다. 시급 대비 노동 강도가 세다는 의견은 중장년층과 현재 투잡의 일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응답자(78.3%)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은 특징을 보였다.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이 인상되어야 한다는 데도 전체 87.2%가 동의할 만큼 큰 이견이 없었으며,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의견이었다. 특히 현재 투잡을 뛰고 있는 경우 최저시급 인상의 필요성(93.5%)에 더욱 많이 공감하는 것이 눈에 띈다.

다른 한편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경쟁’과 다름없다는 시각도 뚜렷했다. 전체 응답자의 83.7%가 아르바이트도 경쟁이라는데 동의한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아르바이트 구직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경제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가 돈을 버는 일 이외에는 도움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의견(25%)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으로, 이런 시각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어느 정도는 사회 생활 경험 차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돈 버는 것 이외에 별다른 도움이 없다는 생각을 비교적 많이 하는 특징을 보였다. 아르바이트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시각(20.9%)이 적은 것도 돈이 필요해서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자녀에게 아르바이트를 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12.6%)도 거의 없었다. 물론 아르바이트 경험이 ‘고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보다(38%) 동의하지 않는 사람(56%)이 훨씬 많은 것으로,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은 젊어서 고생은 일부로라도 해봐야 한다는 인식이 보다 많은 편이었다.

◆88.2% "생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가 있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아르바이트 활동을 바라보는 태도는 아르바이트 종사자의 연령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같은 젊은 세대의 활동이라도 10대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는 굳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태도가 뚜렷한데 비해, 20대의 아르바이트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우선 10대의 아르바이트 활동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간 낭비가 될 것이고(19.6%),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을 쓸데 없는 곳에 쓸 것이라는(15.8%) 부정적인 인식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는 모범생이 아닐 것이라는 편견(9.6%)도 드물었다. 다만 아르바이트를 하기에는 아직은 이른 나이라는 의견(35.6%)이 더러 존재했다. 아무래도 ‘부모의 마음’에 가까운 중장년층이 10대 청소년은 아르바이트를 하기에는 다소 어리다는 시각을 많이 내비쳤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가 있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부분(88.2%)이 공감했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학업에 정진해야 할 어린 학생들의 생계에 대한 부담감은 사회차원에서 덜어줘야 한다는 인식이 큰 것이다.

◆"아르바이트는 20대에게 좋은 경험" 87.9% 동의

반면 20대의 아르바이트 경험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7.9%가 20대에게 아르바이트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데 동의했으며, 20대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이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전체 86.7%에 달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아르바이트가 20대에게 좋은 경험이자,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는 안쓰럽다거나(24.5%),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학교성적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30.1%) 시각은 적은 편이었다. 20대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데도 공감하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

전체 절반 가량(49.9%)이 20대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생활하기가 어렵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20대 스스로의 평가(54.5%)가 가장 두드러졌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은 많은 청년세대이지만, 취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 것도 염치가 없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찾게 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로 보여진다.

◆중장년층 "아르바이트 안 하면 생활 어렵다"

중장년층의 아르바이트 활동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장년층의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10명 중 8명(80.1%)이 중장년층을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지금보다 늘어나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이런 인식이 보다 뚜렷했다. 그만큼 아르바이트의 필요성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많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요즘은 중장년층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에 동의하는 의견이 훨씬 많은 것만도 봐도 중장년층에게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 수 있다. 역시 중장년층 스스로가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원활한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의견에 많이 동조했다. 전체 응답자의 75.5%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장년층이 있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장년층의 모습을 특별히 안타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장년층이 안쓰럽다는 의견이 10명 중 3명 정도(30.5%)에 머물렀으며, 직장생활을 잘하지 못했을 것 같다(9.1%)는 선입견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만약 부모님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시면 말릴 것 같다는 의견(32.1%)도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절반 가량(50.1%)은 중장년층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왠지 좋아 보인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런 의견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장년층의 모습이 점점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 버린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중장년층이 젊은 세대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수월하게 할 것 같다는 의견(23.3%)은 적었으나, 중장년층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으면 왠지 부담스럽다는 의견(27.3%) 또한 드물었다.

세계일보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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