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사건수첩’은 안재홍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다. 안재홍은 극 중 천재적 기억력의 어리바리 신입사관 윤이서 역을 맡았다. 윤이서는 장원급제 후 원대한 포부를 안고 예문관 검열에 배속된 인물. 그러나 예종(이선균)의 잠행, 검술 등 막무가내 임금의 뒷바라지에 24시간 눈코 뜰 새가 없다. 머리는 날렵하지만 둔한 몸 때문에 구박 당하기 일쑤고 툭하면 어명이라는 명분으로 예종의 갑질을 견뎌야한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재주와 기지를 발휘해 사건을 파헤치는 재간둥이다.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입체적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영화보다 살이 좀 빠졌다.
“영화를 위해 일부러 살을 좀 찌웠다. 더 둔해보여야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나겠더라. 지금은 평소 체중이다.”
-이선균과 호흡을 맞췄다.
“제가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선배님은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 상업영화 주연이라는 큰 역할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겁도 나고 걱정도 되더라. 이 때 선배님이 연락을 주셔서 만나게 됐다. ‘너만 괜찮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격려해주셨는데 감사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먼저 손을 내밀어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건국대 영화과 재학 중이던 안재홍의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제작부 스태프로 참여했다. 선배님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셨다. 저랑 같이 제작부에 지원했던 4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소고기도 사주시고 귀여워해 주셨다. 이후에 제가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말씀을 안 드렸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영화를 찾아봐주시고 격려의 문자를 보내주셨다. 스타의 문자 아닌가. 캡쳐를 해서 들고 다녔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지금도 다정하고 자상한 선배님이다.”
-2편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다들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나리오화 되지도 않았는데(웃음). 저는 멜로라인을 기대하고 있다”
-코믹한 이미지로 굳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제가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건 맞다. 하지만 특별히 재밌는 캐릭터만 보는 건 아니다. 영화 ‘족구왕’이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으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코믹 캐릭터가 계속 들어오는 것 같다. 거부감이 들거나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이미지를 모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 보인다.
“건강하게 잘 걸어가고 싶다. 가능하다면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즐기고 싶다.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 작품 계획은.
“KBS ‘쌈, 마이웨이’라는 드라마를 찍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 자체가 이전 이미지와는 다르게 묘사돼 있어서 저 역시 기대하고 있다. 오래 사귄 커플이 느끼는 권태를 표현해보겠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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