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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1 18:57:59, 수정 2017-06-01 10:53:06

기업이 바꿔 놓은 도시, 울산에서 즐기는 여유

  • [울산=글·사진 전경우 기자] 울산은 기업이 만든 도시다. 반구대암각화를 그린 선사시대 인류가 살았던 땅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지금부터 100년도 되지 않은 1960년대 무렵이다. 1962년 출범한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1967년 창업한 현대자동차, 1972년 5만분의 1지도와 사진 한장으로 조선사업을 시작한 현대중공업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굵직한 기업들이 울산에서 성공 신화를 썼다. 고도성장기 산업화의 부작용은 환경파괴를 불러왔지만 지금 현재 울산은 그 어느 도시보다 쾌적한 공기와 맑은 강물, 울창한 숲, 잘 가꿔진 공원을 자랑한다. 성숙해진 시민 의식이 ‘태화강의 기적’을 이끌었지만 쉴새없이 돌아가는 공장에서 나오는 막강한 경제력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역사였다. 

    ▲뉴욕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은 도심 공원

    장미의 계절은 5월이다. 용인 에버랜드, 전남 곡성, 강원도 삼척 등에서 5월이 되면 거대한 장미축제가 열리는데 울산대공원 장미원도 규모와 내용에서 뒤지지 않는다. 남문 옆 장미계곡 주변 축구장 8개 크기 면적에 263종의 5만 5000본의 장미가 심어져 있다. 축제는 5월 막을 내리지만 장미는 겨울이 오기 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윤태순 울산대공원 장미원 담당자는 "장미는 5월에 폈다가 이내 져버린다 생각하지만 울산같은 남부지방에서는 11월 까지 꽃이 핀다"며 "진짜 예쁜꽃은 탄탄한 가을 장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곳에는 세계 장미협회에서 3년마다 선정하는 장미 11종을 비롯해 각국에서 최우수 상을 받은 장미 51종이 식재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110만평 드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울산대공원은 SK그룹이 지난 10년 간 10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뒤 울산시에 통째로 기부했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역사를 얘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대표 사례다. 이 공원은 1995년 SK 최종현 선대회장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울산시와 조성 약정을 맺은 이후 총 1525억원(울산시 부담 부지매입비 505억원 포함)을 투자해 2002년 4월 준공됐다. 이후 산책로와 대형 연못 등 기존 시설에 더해 식물원 등 자연학습 공간과 놀이시설 등을 추가 조성해 2006년 4월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됐다. 올해로 개장 12년을 맞은 이 공원의 누적 방문객 수는 지난 10월말 기준 약 5900만명으로 연내 6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SK와 울산의 유대감은 뿌리 깊다. 최종현 선대 회장이 지금으로부터 40년전인 1968년 울산시 우정동에 울산직물을 설립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어 1974년에는 울산에 폴리에스테르선 공장을 세웠고, 1980년에는 울산에 있던 유공을 인수해 ‘섬유에서 석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울산 남구, ‘파이프로 만든 도시’ SK 울산 컴플렉스는 내부에 기차역이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95년 울산 시민에게 행복을 선물하기로 결심,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모아 세계적인 환경친화 공원을 짓겠다”고 대공원 조성을 약속했다. 급속한 공업화로 불가피하게 공해에 시달리는 울산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회색빛 도심에 초대형 녹색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였다.

    최태원 현 SK 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잊지 않았다. 경영상 어려움이 닥쳐왔던 순간에도 최회장은 “울산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며 대를 이어 차질없이 공사를 이어갔다. SK그룹은 착공 10년여 만인 2006년 대공사를 마무리 짓고 울산대공원을 울산시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했다. 도심공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이고 뉴욕의 센트럴파크(103만평) 보다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울산 대공원이다.

    울산대공원은 자연학습지구, 환경테마놀이기구, 가족피크닉지구, 청소년시설지구, 기타지구 등 5개 지구에 장미계곡, 이벤트광장, 식물원, 파크골프장, 사계절 썰매장, 교통공원, 환경관∙에너지관 등 모두 26개 시설이 있다.

    ▲대왕암 가는 다리, 현대중공업이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왕암은 경주에 있지만 울산에도 같은 지명이 있다. 울기 등대 주변으로 펼쳐진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괴석이 펼쳐지는 지형이 나오는데 이 곳이 울산 대왕암이다. 바위 정상에 오르면 사나운 바람과 거친 파도가 모든 것을 삼킬듯 포효한다. 산책로를 따라 더 들어가면 청룡의 전설이 숨쉬는 용굴 등의 볼거리가 나온다.

    대왕암까지 가는 아치형 다리 ‘대왕교’는 1995년 현대중공업이 설치해 울산시에 기증한 시설이다. 지금 있는 다리는 지난 2015년에는 옛 것을 철거하고 현대중공업이 다시 15억원을 들여 만든 새것이다. 해상 크레인이 양쪽에 설치된 교각 위로 교량을 통째로 들어 올려 내린 뒤 용접으로 설치를 마무리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대왕교가 설치된 곳은 좁은 바위 사이며 파도와 물살이 세찬 곳이다. 이 때문에 좁은 구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국내에서 2대뿐인 400t 규모의 해상 크레인이 동원됐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성장 신화

    울산을 한 눈에 내려다 보려면 동구 울산대교 전망대에 올라가야 한다. 염포산 끝자락에 자리잡은 이 전망대는 야경이 백미다. 해질무렵 전망대에 오르면 울산만 깊숙히 위치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울산을 먹여 살리는 ‘엔진’들이 불을 밝힌 독특한 모습을 탁트인 동해바다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장대한 광경이다. 4층 전망대는 오픈형으로 설계 되어 더욱 쾌적하다. kwjun@sportsworldi.com 

    사진설명
    1. 263종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울산대공원 장미원.
    2. SK 울산 컴플렉스의 파이프라인과 굴뚝.
    3. 울산 대왕암.
    4.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울산만 야경.
    5. 십리대숲과 태화강.
    6. 태화강 둔치에 펼쳐진 거대한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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