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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극복하고 투어프로가 된 이승민…골프를 통해 소통

입력 : 2017-06-02 19:08:49 수정 : 2017-06-02 19: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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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만 기자]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의 프로골프 선수 이승민(20.하나금융지주)이 다섯 번째 도전 만에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획득해 화제다.

2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컨트리클럽 부안, 남원코스(파72. 7,253야드)에서 열린 ‘2017 제1차 KPGA 투어프로 선발전 B조’ 마지막 날 이승민은 1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상위 25명(A, B조 각 25명 선발)에게 주어지는 KPGA 투어프로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2014년 9월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KPGA 투어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예선전 2라운드와 본선전 4라운드까지 총 6라운드에 걸친 지옥의 레이스에서 상위 50명 안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본선전은 A조와 B조로 구분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각 조별 25명만이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승민은 최종 합격을 확정 지은 후 “엄마, 아빠에게 고맙다. 그 동안 엄마를 힘들게 해 미안하다. 김종필 프로님께도 감사 드린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 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당시 워싱턴 주미대사관이던 아버지(이명렬.52, 현재는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의 일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닌 이승민은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으나 비장애인과의 단체활동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과 부상이 잦은 점 때문에 아이스하키를 접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없는 여름 시즌에 캠프를 통해 접한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승민은 곧바로 골프에 빠져 들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택했다.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51)씨는 “골프는 예민한 운동이라 승민이와 함께 경기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고 밝힌 뒤 “어떨 때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기억력이 좋아 코스를 잘 기억하고 바람도 곧잘 계산한다. 하지만 18홀을 돌면서 집중력이 떨어질까봐 늘 걱정한다.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라고 항상 얘기한다. 승민이는 골프 치는 게 즐거워 보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코치나 부모는 매 순간이 전쟁과도 같다.” 고 말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제12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프로암 대회에 특별 초청돼 그가 좋아하는 허인회(30.JDX멀티스포츠), 김재호(36.휴셈)를 비롯한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제네시스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 2016’ 에서 ‘KPGA 해피프렌즈상’ 을 수상하기도 했다.

‘KPGA 해피프렌즈상’ 은 신체, 물리, 환경적 어려움 극복하고 노력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승민은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수상 계기가 됐다.

당시 이승민은 직접 수상 소감을 종이에 적어 수십 번 반복해서 보고 또 보면서 종이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준비해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승민은 5세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지만 골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인간승리를 보여주고 있다. 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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