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2년 야인’ 김호철 감독 ‘소프트 리더십’ 통했다

입력 : 2017-06-05 05:30:00 수정 : 2017-06-04 18:40:3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장충체·권영준 기자] “제가 좀 유∼해졌죠.(껄껄껄)”

김호철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달라졌다. 말투부터 부드러워졌다. 코트에서 보여줬던 큰 제스쳐와 호통도 사라졌다. 2년 동안 배구판을 떠나 야인으로 지냈던 김 감독이 ‘소프트 리더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른 핀란드(세계랭킹 17위)와의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1주차 A조 3차전 경기를 끝으로 홈 3연전 일정을 마쳤다. 이날 박주형(24점·현대캐피탈) 이강원(17점·KB손해보험) 정지석(14점·대한항공) 등 ‘삼각편대’를 앞세워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두면서 3경기 2승1패, 승점 4를 기록했다. 지난해 6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2그룹에 잔류했던 대표팀은 올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한국전력) 김학민 한선수(대한한공) 송명근(OK저축은행) 등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주축 선수 대부분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다. 세대교체를 노렸지만, 대학생 선수 선발은 ‘학점 관리’ 제도 속에 무산됐다. 결국 김 감독은 ‘플랜C’로 대표팀은 구성했다. 지난 시즌 연패의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쉽게 지지는 않겠다. 선수들 의지가 넘친다. 좋은 경기 하겠다”고 담담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러한 여건 속에 경기를 치렀고, 2승1패의 성적은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3연전을 마친 후 “팀의 주포가 있었다면,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집착했을 것 같다”며 “오히려 거포가 없었기 때문에 선수 스스로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을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대표팀 공격을 책임진 박주형, 이강원, 정지석은 소속팀에서 에이스가 아니다. 제2∼3의 공격 옵션이지만, 이날 만큼은 코트의 주인공이었다. 짧은 시간 팀은 하나로 뭉쳤고, 결국 이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부드러운 팀 운용이 한 몫을 했다. 무엇이 그를 바꿔놨을까. 그는 “2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하면서 ‘다시는 배구를 하지 말자’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만약에 다시 돌아간다면 그동안 내가 보여줬던 모습은 감추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은 (나의 큰 행동과 제스처, 그리고 호통 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자제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경기를 하다가 욱하는 경우가 있다. 한 번에 바뀌겠나”라며 “그래도 자제하려고 하다 보니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고 껄껄 웃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