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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후(後)] ③김호철호 ‘매직’인 진짜 이유

입력 : 2017-06-21 05:34:00 수정 : 2017-06-21 09: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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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월드리그가 막을 내렸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8경기를 치러 5승4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애초 목표로 삼았던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 특히 김학민 한선수(이상 대한항공)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한국전력) 등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강원(KB손해보험) 최홍석(우리카드) 박주형(현대캐피탈) 등 앞세워 기적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흘린 땀의 가치는 무엇보다 값지다. 그러나 이에 비해 대한배구협회의 지원, V리그의 책임감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오롯이 지도자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투혼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대로 한국 배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이에 스포츠월드가 ‘월드리그 후(後)’를 기획했다. 서울시체육회 ‘선진형 투자’ 못 쫓는 대한배구협회 ②V리그, 뼈저리게 느껴야할 ‘2군’ ③김호철호 ‘매직’인 진짜 이유

▲김호철호 ‘매직’인 진짜 이유

“2그룹 잔류가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선수 모두 열정적입니다. 매경기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6월1일 월드리그 1주차 일정을 직전에 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김호철(62)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근심걱정이 가득했다. 그는 “사실 1승도 힘들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엄살이 아니었다. 김 감독에게 ‘동기 부여’가 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김 감독은 “없다”고 대답했다. 사실이었다. 월드리그에서 잔류한다고 해서 대표팀 선수단에 포상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명예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눈빛을 번뜩이며 “우리끼리 똘똘 뭉치자고 했다. 첫 훈련을 하고 깜짝 놀랐다. 경기력을 떠나서 전원이 하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가 넘쳤다”며 “지금 이 열정이라면 뭔가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말 그대로 대표팀은 3주차 경기를 치르면서 투혼을 발휘했다. ‘원팀’의 모습을 보여주며 5승을 거두는 등 2그룹 잔류의 기적을 낳았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2그룹 잔류가 2018시즌에는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세계배구연맹(FIVB)는 2018시즌 월드리그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빅 이벤트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2018년 9월에는 불가리아와 이탈리아 공동 개최로 ‘2018 FIVB 남자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9 FIVB 남자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지역 예선 일정도 잡혀 있다. FIVB 측은 현재 두 개의 빅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월드리그 일정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12개 국가씩 1∼3그룹으로 나눠 리그제로 진행한 것을 축소해 1그룹 12개 국가에 와일드카드 4개국을 추가해 16개국 풀리그로 진행하는 시스템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은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대로라면 2그룹 잔류가 큰 의미가 없다. 김 감독 이하 선수단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한국 남자배구의 자존심을 걸고 코트를 누볐다. 2주차 일본전에서 완패한 뒤 이를 갈면서 3주차 일정을 준비했다. 돈과 명예보다는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온 힘을 코트에 쏟아부었다. 김호철호의 ‘매직’이 진짜 값진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김호철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단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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