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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 양석환의 패기 "제가 못 들어갈 자리도 아닌데요"

입력 : 2017-06-23 06:00:00 수정 : 2017-06-23 09: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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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제가 못 들어갈 자리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요.”

양석환(26·LG)은 현재 LG의 4번타자다. 외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부터 대체 자원으로 전진 배치됐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리그 최정상급의 타자들이 각 팀의 클린업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 양석환은 의외의 카드에 가까웠다. 당시 양상문 LG 감독은 “기회가 왔을 때 쳐줄 확률이 높다. 정신력도 강해 타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야구에서 4번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양석환에게도 연일 4번 타순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 때마다 “오히려 기회에 많이 나갈 수 있으니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다. 부담은 전혀 없다”라고 대답하면서도 매번 같은 생각이 양석환의 머릿 속을 스쳐갔다. “왜 이런 질문이 나오지?”였다.

“이왕 경기에 나갈 거면 4번이 더 좋지 않나”라고 말문을 연 양석환은 “투수나 포수 같이 아예 소화할 수 없는 포지션이라면 모를까 내가 못 들어갈 자리에 들어간 것도 아니다. 팀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상황 중에 하나일 뿐인데, 다들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덤덤히 속내를 털어놨다.

오히려 4번으로 나선 이후 성적은 더 좋아졌다. 3일 NC전부터 시작해 치른 15경기에서 타율 0.313, 득점권 타율은 0.476까지 치솟는다. 2루타 5개, 3루타 1개, 홈런 5개로 팀 내 가장 많은 장타를 때려내며 막혔던 LG 타선의 혈을 뚫었다. 수확한 타점(20점) 역시 팀내 1위, 리그 전체로 확장해봐도 러프(22타점·삼성), 로사리오(21타점·한화)에 이어 3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경기에 들어가면 타순은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 “1회만 4번타자이고 2회부터는 돌고 돈다. 이닝 선두 타자로 나가면 1번타자가 된다”라는 이유에서다. 양석환은 “어쨌든 계속 경기에 나갈 기회가 오니 나는 운이 좋은 선수인 것 같다. 게다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잘하면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지 않나. 4번 치고 아주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정도는 계속 해야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의 말그대로 ‘강단있는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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