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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개봉 '옥자', 봉준호표 어른 동화의 시작

입력 : 2017-06-29 07:30:00 수정 : 2017-06-29 00: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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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새롭다. 신선하다. 독창적인 이야기와 비주얼이 넘친다. 그것만으로도 ‘옥자’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턴)는 기업 이미지 세탁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직원들을 착취해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는 여론에 분위기 전환용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일명 ‘슈퍼 돼지 프로젝트’. 자체 개량 품종인 슈퍼 돼지를 26개국 전통 농가에 보내 10년간 각기 다른 방법으로 키우게 한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크고 건강하게 자란 돼지를 선정해 식품으로 만든다. 미란도에게 슈퍼 돼지는 싸고 맛있는 소시지용 고기덩이일 뿐이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간 함께 자란 유일한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 계곡이 보이면 수영을 하고 그늘이 보이면 쉬었다 가는 게 이들에겐 놀이이자 삶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끌고 간다.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그리고 뉴욕으로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여기에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옥자는 지금껏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별한 돼지다.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외형, 거대한 덩치와는 달리 수줍음이 많은 반전 캐릭터인데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내뿜는다. 강원도 산골에서 할아버지 손에 큰 미자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인물. 그들만의 언어, 눈빛으로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관객에게 왠지 모를 뭉클함을 전한다. 강원도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광과 서울, 뉴욕 등 대도시의 이채로운 이미지도 동화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아릅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회 문제를 직구로 던진다. 대기업의 도덕 불감증, 이윤만 추구하는 이기심, 동물 학대, 유전자 조작 등 경각심을 일깨우는 장면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칸 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정치적인 영화’라고 소개한 이유다. 봉준호 감독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과 동물의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와 추악한 이야기가 동시에 그려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옥자’는 분명 극장을 나서면서 할 이야기가 더 많은 영화다. 해피엔딩, 새드엔딩으로만 나눌 수 없다. 그래서 옥자와 미자는 행복하게 살았을까.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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