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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인삼공사 오세근 "남은 목표? 41살까지 뛰는 것"

입력 : 2017-06-30 06:00:00 수정 : 2017-06-29 14: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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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제 등번호만큼 오래 뛰는 게 꿈입니다.”

오세근(30·인삼공사). 2016-2017 프로농구는 이 남자의 이름 하나로 압축해도 충분하다. 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 결정전 MVP를 싹쓸이했고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즌 후 얻은 생애 첫 FA에서도 잭팟을 터트리며 잔류했고 비시즌에는 사랑스런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월드가 오세근을 만나 다양한 키워드로 얘기를 나눠봤다.

▲‘아빠’ 오세근의 책임감

궁금했다. 지난 시즌 언제쯤부터 우승의 자신감이 생겼는지. 답이 의외였다. 오세근은 “시즌 중반 키퍼 사익스 교체 논란으로 팀이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오히려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서로 힘든데도 다독이면서 더 힘내자고 의기투합했다. 김승기 감독님도 힘드셨을텐데 선수들을 더 위로해주셨다.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선수들이 강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왠지 이들과 함께라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사익스도 팀에 완전히 녹아들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오세근은 개인의 활약이 아닌 팀 전원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마침 지난 시즌은 오세근이 가장으로서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오세근은 개막에 앞서 지훈, 시은(쌍둥이) 두 천사를 품에 안았다.

“확실히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아기들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더 뛰게 되더라. 자주 못 보니까 더 간절해지고. 팀에서도 나만 다치지 않으면 우승할 거라고 부담을 주셔서(웃음). 몸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개인적으로도 다치지만 않는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아이들 덕에 시즌을 무사히 치른 것 같다. 목표했던 전 경기 출장도 데뷔 후 처음으로 소화했고 성적(평균 13.9점 8.4리바운드) 역시 만족할 만한 기록을 얻었다. 우승은 말할 것도 없다. 부상도 줄었다. 몇 번 다치긴 했는데 예전 부상에 비하면 부상 축에도 못 낀다.”

태명은 자신의 별명인 ‘라이온 킹‘에서 따왔다. 오세근은 “심바, 레오가 태명이다. 심바는 킹의 아들이고 레오는 애니메이션 ‘밀림의 왕 레오’의 주인공이다. 아기 엄마는 반대했는데 내가 짓고 싶어서 밀어붙였다. 그래서 그런지 시즌 때 많이 못 봤는데도 집에 가면 나를 잘 따른다. 내 생각에 요즘은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며 껄껄 웃었다.

▲FA 그리고 이정현

이정현 관련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오세근과 이정현은 지난 시즌 인삼공사를 지탱한 ‘핵’이었다. 이정현은 평균 15.28점을 넣으며 국내 득점 1위에 올랐고 오세근은 리바운드 국내 1위. 하지만 시즌 후 나란히 FA자격을 얻은 두 절친은 잔류와 이적이란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말았다. 오세근은 계약기간 5년 7억5000만원에 잔류, 이정현은 5년 9억2000만원에 KCC로 이적을 선택했다.

“사실 선수라면 누구나 시장에 나가 평가를 받고 싶어한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는 일 아닌가. 나 역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고민을 많이 했고 주변에 자문도 엄청 구했다”면서 “그래도 인삼공사는 내가 입단한 팀이고 그동안 신경도 많이 써주셨다. 그걸 외면할 수는 없더라. 남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잔류에 만족을 표했다.

이정현에 대해서도 “정현이와는 많은 얘기 안 해도 서로 응원하는 사이다. 이적해도 만날 기회가 많다. 최근에는 화보도 같이 찍었다. 팀은 달라졌지만 우리 사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 정현이의 이적이 아쉽긴 하다. 그만한 슈터가 어디 있나. 같이 못 뛰게 된 것이 슬플 뿐, 친구 정현이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정상? 아직도 고픈 게 많아

신인왕부터 MVP, 그리고 통합우승까지. 오세근은 프로 데뷔 후 많은 영광을 누렸다. 그 이상의 목표가 혹시 있을까. 오세근은 “팀원으로서는 최대한 많이 우승하고 싶다. 다음 시즌은 정상을 지켜야 하니까 더 몸관리를 신경쓰려 한다”면서 “만만한 팀은 없지만 그래도 모비스, KCC, LG가 많이 의식된다. 모비스는 원래 전력이 좋은 팀이고 KCC는 정현이가 가면서 약점이 안 보인다. LG도 (조)성민이 형 합류 후 제대로 보여줄 것 같다. 강팀들을 누르고 다시 정상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분명했다. “오래 농구하는 게 목표다. 농구가 참 재밌다. 내 등번호가 41번이지 않나. 마흔 살에 FA 계약 맺고 1년 더 뛴 뒤 은퇴하는 게 꿈이다. 부상 없이 몸관리 잘해서 농구를 즐기고 싶다. 심바와 레오가 10살이 될 때도 아빠가 농구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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