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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박지수①] “비난 감수하니 간절함 생기더라”

입력 : 2017-07-14 06:05:21 수정 : 2017-07-14 0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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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진천·권영준 기자] “비난 감수하니 간절함 생기더라.”

최연소 국가대표, 한국 여자 농구의 기둥,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 꽃다운 스무 살에게 주어진 이 거대한 타이틀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 따뜻한 햇볕 아래 캠퍼스를 누비며 청춘을 즐기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지만, 그 어마어마한 부담감 속에 지금 이 시각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코트를 누비는 묘령(妙齡)의 여인이 있으니, 주인공은 바로 박지수(19·KB국민은행)이다. 스포츠월드가 최근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에 합류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는 박지수와 만났다. ①“비난 감수하니 간절함 생기더라” ②“어엿한 프로… 이젠 핑계가 없다” ③“선수촌 편하단 생각에 소름”

▲“비난 감수하니 간절함 생기더라”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 7월. 박지수는 성인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역대 최연소 성인 대표팀 선발 신기록(15세7개월)이었다. 192㎝ 장신을 활용한 리바운드와 블록슛이 최대 강점으로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덕분에 그는 지난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KB국민은행 유니폼을 입고 WKBL 무대에 뛰어들었다. 연령대별 대표팀 차출로 데뷔전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데뷔 시즌 리그 총 22경기에 출전해 평균 10.41득점 10.27리바운드 2.77어시스트 2.2블록슛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역대 최초 신인 데뷔 시즌 평균 더블더블은 물론 라운드(6라운드) MVP까지 수상했고, 신인상과 함께 프로 2년차 최고 연봉까지 밟는 길마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미 WKBL에서는 그를 대적한 센터가 없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연착륙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데뷔 초반 팀에 녹아들지 못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를 두고 온갖 비난이 그를 향해 쏟아졌다. ‘거품론’까지 제기하며 그의 플레이를 비난했다.

그는 “원래 댓글을 잘 보는 성격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도저히 못 보겠더라. 상처가 너무 컸다. 그래서 이후로 기사를 안 읽었다. 인터넷 자체를 끊었다”면서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SNS였다. 댓글은 익명이지만, SNS는 실명인데도 내 욕을 하더라. 우울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외박을 받으면 집에 가서 방에만 있었다.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동안 농구가 싫었다. 그는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괜찮은데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부담이 너무 컸다”라며 “이렇게까지 농구를 해야 하나 회의감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었지만, 그는 힘겹게 다시 일어섰다. 이유는 하나였다.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댓글을 다시 읽어봤다”라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재연하면서 “솔직히 틀린 말이 아니더라. 내가 부족한 부분만 콕 찍어서 욕을 하니깐, 반박할 수도 없겠더라”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비난 하나하나에 언제까지 우울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 비난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사람들이 비난하기 전에 내가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농구를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요즘 내 머릿속에는 온통 농구 생각뿐”이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권영준 기자,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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