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연일 K리그 현장을 찾으며 선수 분석에 집중하며 “대표팀에 K리거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정협(부산) 석현준(포르투) 등이 부진, 부상 등으로 존재감이 미미한 가운데 양동현, 김신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황희찬 역시 활기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12일 이버니언스FC(몰타)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 1차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고, 이어 16일 도이칠란트 벨르거SC와의 오스트리아축구협회(OFB)컵 1라운드에서도 골 맛을 보며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월드컵 최종예선 엔트리 발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현시점에서 세 선수는 공격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관심은 세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각자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활용도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양동현의 경우 애초 활동량이 왕성하다는 이유로 수비 가담 임무를 수행해 왔지만, 최순호 포항 감독이 부임한 이유 수비 부담을 줄이고 문전에서의 움직임에 집중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는 적중했다. 한 박자 빠르고 정확한 슈팅 능력, 양발과 머리로 모두 득점포를 터트릴 수 있는 무기는 그의 전매 특허로 떠올랐다. 다만 공격 2선에서 양동현의 짧고 빠른 움직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측면 돌파와 빠른 크로스를 지원 사격해야 한다.
김신욱의 경우 장신 딜레마가 그에게 달린 꼬리표이다. 그가 그라운드에 나서면서 공중불이 속출하는 공격 전술의 단순화가 발생한다. 이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신욱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 2선 세밀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김보경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도 연계플레이 테크니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짧은 패스를 통해 측면 빌드업이 이뤄져야 김신욱 활용도가 커진다는 뜻이다.
황희찬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처진 공격수가 제격인 공격 자원이다. 타깃형 공격수가 수비를 끌고 나오면, 그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대표팀 공격 2선은 손흥민(토트넘) 남태희(레퀴야) 이재성(전북) 등 침투형 플레이어가 많다. 황희찬이 최전방에 포진하면 이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신 감독의 숙제는 누가 공격수로 출전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나서더라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는 리우올림픽, U-20월드컵을 통해 공격수 강점을 살리는 공격 전술을 펼쳐왔다. 때문에 성인(A) 대표팀에서도 이와 같은 그의 전술적 능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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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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