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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제로…아픈 손가락→천군만마로! 조정훈의 드라마

입력 : 2017-07-23 10:26:32 수정 : 2017-07-23 14: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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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평균자책점 제로.’

비록 1이닝씩 끊어가는 등판이지만 놀랍다. 조정훈(32·롯데)이 이 정도로 임무를 완수해줄 줄은 조원우 감독조차 반신반의했을 터다. 아직 신중한 기용이고 때문에 이닝수를 늘려가지 못하지만 불펜에서 조정훈은 확실한 지원군이다.

지난 22일 광주 KIA전, 0-0으로 맞선 8회말 등판한 조정훈은 30구를 던져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사 후 연속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범호를 투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9회초 1득점으로 롯데가 승리했고 조정훈은 2010년 5월20일 군산 KIA전 이후 2620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는 감격을 안았다.

사실 선발승이 아닌 만큼 운도 따랐고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1군에 복귀한 뒤의 꾸준한 모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09년 공동다승왕(14승)에 오른 뒤 2010년 발생한 팔꿈치 부상에서 기적적으로 복귀한 상황이다. 수술대에만 세 번을 올랐고 7년을 재활로 보냈다. 올 시즌은 구단도, 조정훈 본인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맞이했다. 조원우 감독도 조심스러웠다. 시즌 초부터 조 감독은 “정훈이는 이제 1군에 와서 또 아프면 은퇴”라고 전망하며 콜업을 계속 미뤘다. 그러다 지난 7일 2군 보고서와 본인의 의사를 타진한 뒤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장시환이 내려가고 조정훈은 꿈에 그리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성적을 보면 깔끔하다. 7월9일 사직 SK전 0-6으로 뒤진 8회, 2010년 6월13일 사직 한화전 이후 2583일 만에 1군 투구판을 밟았다.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에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한 조정훈은 이후 5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경기 6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피안타가 단 1개다. 피안타율 0.053이다. 실점이 없는 이유다.

선발로 긴 이닝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도 1이닝씩은 충분히 가능하다. 윤길현이 빠져있고 장시환이 불안한 가운데 조정훈은 배장호 이정민과 함께 계투진의 주축이 됐다. 지금의 조정훈은 7년을 재활하던 아픈 손가락이 아닌 돌아온 천군만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22일 광주 KIA전 후 조원우 감독이 승리투수가 된 조정훈을 격려하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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