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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송강호 "20년지기 유해진과 첫 호흡, 캐스팅 반대하냐고 투덜"

입력 : 2017-07-24 11:00:00 수정 : 2017-07-24 09: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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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송강호는 시대의 얼굴이다. 최근작 ‘변호인’ ‘사도’ ‘밀정’을 보자. 역사 속에 박제되어 있던 실존인물을 끄집어내 그 시대를 논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의 눈빛은 우리네 기쁨과 슬픔, 갈등, 마음의 동요 등을 표현하고 관객의 가슴을 친다. 꾸밈 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매 작품 인물의 감정선을 유려하게 그려내며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송강호는 분명 대한민국에 둘도 없는 보물 같은 배우다.

그런 그가 실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역사 속으로 몸을 던졌다. 송강호가 맡은 김만섭은 11살 딸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 운전사.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을 큰 돈을 받을 수 있단 말을 듣고 길을 나선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와 겨우 소통하며 1980년 5월, 광주를 향해 운전대를 잡았다. 작품을 온 몸으로 표현한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그리고 만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를 공개한다.

-신파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영화다.

“담담하고 담백하게 만든 작품이다. ‘1980년 5월 광주에 이런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잊지 말자’라고 부르짖기보다, ‘그 아픔과 비극을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고 이런 시대를 만들었는가’를 생각케한다. 희망의 이야기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거절했다고 들었다.

“싫어서가 아니다. 거절의 이유는 ‘변호인’ 때와 비슷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누를 끼치진 않을까, 부끄럽지 않게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기본적인 두려움이 있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풍선처럼 작품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원래 거절은 빠르게 하는 편이다.(웃음) 제작사에서도 제가 빨리 대답하는 걸 아니까 조금 기다려보자고 했다더라.”

-광주서 혼자 서울로 떠난 만섭이 다시 광주로 돌아온다.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펜터 기자가 증언한 부분인가.

“영화적 구성이다. 만섭(김사복)이라는 실존인물이 겪었을 마음의 동요를 이렇게 표현한거다. 만섭이가 특별히 의식 있는 사람이라서 돌아온 게 아니다. 사지에서 기자를 두고, 그 사람들을 두고 나만 빠져나온 상황이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거다.”

-실제 김사복 씨는 찾았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는 2016년 타계하기 전까지도 김사복이란 이름의 택시운전사를 수소문했으나, 행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 이름을 쓰는 사람들은 있는데 찾아가니 아니더란다. 영화속 묘사처럼 서울로 돌아와서도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했겠나. 자신을 누가 찾는 것 자체가 두려웠을 거다. 그래서 김사복이란 가명을 준게 아닐까.”

-20년 우정을 자랑하는 유해진과 첫 호흡을 맞췄다.

“그 친구가 볼 때마다 투덜거렸다. 형님이 저 반대하는거 아니냐고.(웃음) 이런 농담을 할 만큼 아주 친한 사이인데 작품에선 처음 만나게 됐다. 주연급 배우면서 우리 작품의 조연을 맡아줬다. 아주 열정으로 임해줘서 고맙다.”

-토마스 크레취만과 의사소통은 수월했나.

“만석과 피터가 소통하듯이 이야기를 나눴다. 토마스가 워낙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저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 류준열은 영어가 조금 되니 대화를 나누더라. 촬영 중 토마스 생일이 있어서 술도 마시고 서 너번 식사도 했다.”

-독일 기자가 보고 느낀 감정은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

“제작진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였다. 만섭과 피터의 버디무비로 갈 것인가, 실제 증언을 토대로 만섭의 눈으로 80년대를 담을 것인가 말이다. 만약 버디무비로 갔다면 형식적 신선함도 있고 피터 기자의 기자정신이나 삶이 더 입체적으로 나왔을텐데, 그렇게 되면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희석 된다. 2시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내기엔 후자의 경우가 수월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출연작이 흥행했다. 비결이 있나.

“저라는 배우에 대해 궁금함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이번엔 송강호가 어떤 작품을 했나’ 이런 마음 말이다. 한편으론 배우에 대한 신뢰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은 이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철저히 감독과 제작진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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