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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기획] 제2의 ‘성균관스캔들’은 없다…청춘사극물 쪽박행진

입력 : 2017-07-29 12:05:04 수정 : 2017-07-30 10: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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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성균관 스캔들’부터였다. 중견 배우들이 주축이 되는 정통 사극이 아닌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차지한 작품들이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청춘 사극물들을 보면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가 대박을 기록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표를 받은 작품이 없다. 제2의 ‘성균관 스캔들’을 꿈꾸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드라마들이 셀 수 없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같은 동양권인 중국 시장까지 염두하고 만들었던 작품들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로 수출길까지 막혀버리고 만 것. 한국 정서도 아니고 중국 정서도 아닌 어정쩡한 대본, 스타성은 갖췄지만 부족한 연기력으로 사극에 도전했다가 바닥을 드러낸 배우 등 이유도 여러가지다. 청년 사극물의 정석으로 꼽히는 ‘성균관 스캔들’과 지난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성공비결을 알아봤다. 또 야심을 품고 제작했다가 처참히 무너져간 청춘 사극물들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성균관 스캔들’(2010, KBS 2TV)

출연진부터 다시 뭉칠 수 없을 조합이었다. 배우 송중기, 유아인, 박유천, 박민영이 주연으로 등장했다. 성균관을 배경으로 조선시대 청춘 4인방의 좌충우돌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배경이나 캐릭터가 같지만 에피소드와 주제 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작품으로 바로 무방할 정도다.

문제점도 있었다. 성균관의 교복인 청금복부터가 실제와 다른 디자인으로 고증 오류를 나타냈다. 또한 여자 신분이 들킬까봐 항상 애태웠던 김윤희(박민영 역)가 훗날 성균관 박사가 된 것은 작가의 무리수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네 배우의 연기호흡으로 모두 상쇄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 작품이 당시 신예였던 네 배우를 스타 반열에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듬해 ‘성균관 스캔들’ 완전판 DVD가 한일 동시 출시됐으며 박민영(여자 우수상,네티즌상,베스트 커플상), 박유천(남자 신인상,네티즌상,베스트 커플상), 송중기(남자 인기상,베스트 커플상), 유아인(베스트 커플상)이 연말 시상식을 휩쓸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2016, KBS 2TV)

‘성균관 스캔들’ 이후 오랜만에 대박을 친 청춘 사극이다. 네이버 연재 동명 웹소설이 원작으로 누적 조회수가 약 5,000만 건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나라의 부활을 꿈꾸던 천재군주 효명세자(박보검)와 마성의 꽃선비(진영), 호위무사(곽동연), 그리고 엉겁결에 환관이 돼 그들과 함께한 남장여자(김유정)의 궁중 로맨스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출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최고 23.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얻었다.

KBS 월화극이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과거 2013년 드라마 ‘굿 닥터’ 이후 처음이었다.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수출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박보검(베스트커플상, 네티즌상, 남자최우수연기상)과 김유정(중편드라마 부문 여자우수연기상, 베스트커플상)은 연말 시상식에서 상복이 터졌다. 특히 20% 시청률 공약으로 주연배우들이 팬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화랑’(2016, KBS 2TV)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야심차게 중국시장까지 바라봤던 작품이다. 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9.1%의 시청률로 최종회를 마무리했다. 작품은 신라의 전성기를 이끈 정복군주이자 화랑 제도를 처음 만든 24대 왕 진흥왕 재위기를 배경으로 한 퓨전청춘사극을 표방했다. 신라가 배경이라고 하지만 중국 심의를 의식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혀 새로운 의복과 건축물을 보여주며 고증에 기초하지 않은 가상세계를 그려냈다는 혹평을 받은 것. 특히 사전제작이 오히려 해가 된 작품이다. 여유로운 촬영 시간은 너무 긴 야외촬영이라는 독을 낳고 만다. 배우들의 초췌한 얼굴과 메이크업이 하얗게 뜬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오기도. 뿐만 아니라 박서준과 박형식이라는 스타배우를 출연시키고도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두 사람은 이후 각각 ‘쌈, 마이웨이’와 ‘힘쎈여자 도봉순’을 큰 히트를 기록한다.

▲‘달의 연인-보보경심려’(2016, SBS)

무려 150억원을 쏟아붓고도 결과가 좋지 않은 작품이다. 2011년 중국에서 방영된 중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100% 사전제작된 작품으로 애초부터 중국을 염두한 작품이다. 원작 ‘보보경심’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오랜만에 한국시청자들도 관심을 갖게 된 중국드라마였다. 하지만 리메이크판은 오히려 국내에서 외면을 받는 수준이 되고 만다. 그 원인은 연기력의 차이가 천차만별이라는 것. 이준기와 강하늘은 정극 연기를 선보였지만 아이유와 백현은 시트콤 연기를 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원작(35부작)보다 훨씬 짧은 분량(20부작)임에도 늘어지는 전개와 역사왜곡까지 더해져 총체적 난국을 보여줬다. 후반부에 가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겨우 칭찬을 들었지만 작품은 곧 끝나고 말았다. 작품은 18회에서 처음 10% 시청률을 겨우 넘겼다가 11.3%로 최종회를 마무리한다. 

▲‘엽기적인 그녀’(2017, SBS)

전지현과 차태현의 대표작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의 판권을 구매해 사극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리메이크와 속편은 망한다는 업계의 속설이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타이틀롤인 여주인공은 원래 오연서가 아닌 김주현이었던 것. 김주현이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1800:1의 경쟁률을 뚫고 낙점이 됐었다. 그만큼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첫 방송이후 반응은 냉담 그자체. 극 중 개그가 재미가 없고 산만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내용은 까칠한 도성 남자의 대표주자 견우(주원)와 조선의 문제적 그녀(오연서)가 펼치는 예측불허 로맨스 드라마. 특히 동시간대 방영작 ‘쌈마이웨이’의 인기로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평균 10%를 넘지 못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만다. 

▲’7일의 왕비’(2017, KBS 2TV)

비운의 작품이다. 동시간대 MBC ‘군주’와 SBS ‘수상한파트너’의 후발 주자로 나서 두 작품의 인기에 밀려 알려지지 못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7일의 왕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았을 정도. 작품은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박민영)를 둘러싼 중종(연우진)과 연산(이동건)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 드라마다.

첫 회부터 빠른 전개와 사극답지 않은 촬영 기술등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동건의 19년 연기인생 첫 사극 도전작으로 기대을 모았었다. 그가 연기한 연산군은 오랜 세월동안 각종 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캐릭터. 이동건은 자신만의 연산군을 완성했지만 결국 보는 사람만 보는 드라마가 되고 만 것. 특히 연우진의 작품 선구안은 이번에도 빛을 보지 못했다.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6.0%) tvN‘내성적인 보스’(3.2%)에 이어 세 번째다.

▲‘왕은 사랑한다’(2017, MBC)

현재 방영중인 작품으로 기대치 만큼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매혹적인 아름다움 이면에 뜨거운 욕망과 정복욕을 품은 세자 왕원(임시완)과 강직한 품성과 열정을 지닌 왕족 린(홍종현)의 브로맨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산(임윤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무려 2012년부터 드라마화 이야기가 나왔던 작품이다.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만들어졌며 윤아, 임시완의 출연으로 오래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던 작품. 특히 윤아는 중국에서 ‘무신조자룡’으로 사극 연기를 펼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인 것. 하지만 시청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7.8%로 첫 회를 열었지만 3회 만에 무려 5.1%으로 3% 이상 곤두박질 친다. 최근 방송된 8회분은 7.2%를 기록했지만 선전할지는 미지수다.

지상파가 청춘 사극물을 남발하며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 채널은 장르물에 집중하며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제작비를 곱절이나 들여가며 아류작에 도전하느니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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