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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전력질주, 두산의 '판타스틱 미라클'을 만들다

입력 : 2017-08-13 21:39:32 수정 : 2017-08-13 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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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석 달 열흘이 지나 되찾은 자리, 후반기 두산의 힘이 2위 탈환까지 치달았다. 그 결정적 역할을 오재원(32·두산)이 해냈다. 스포츠가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점을 보여준 일요일의 명장면이었다.

오재원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말 비디오 판독 끝에 끝내기 내야안타를 만들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두산은 4월5일(3승1패) 공동 2위 후 무려 130일 만에 2위를 탈환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인도 팀도 극적인 결과다. 9회말 상황을 보자. 두산 타선은 NC 선발 장현식의 150㎞ 직구에 꼼짝하지 못하고 완봉패 직전에 몰렸다. 그런데 선두타자 류지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박건우의 번트 때 묘한 장면이 나왔다. 타자 주자 아웃 후 2루 태그아웃을 위해 던진 타구가 류지혁의 왼쪽 등에 맞고 튕겼다. 그 순간 류지혁은 3루까지 내달렸고 1사 3루라는 행운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후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김재환의 우중간 동점 적시타가 터졌고 장현식은 강판당했다. 에반스의 안타와 양의지의 사구로 1사 만루까지 이어졌다. 김진성의 바통까지 이은 이민호는 민병헌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오재원의 빠른 발에 고개를 숙였다.

땅볼 타구가 느릿느릿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고 오재원은 전력질주 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를 지나갔다. 7분간의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에서 세이프로 변경됐고 그 순간 두산 더그아웃은 승리의 포효로 넘쳐났다. 오재원의 생애 첫 끝내기안타였다.

2연전 맞대결을 모두 잡아내면서 두산은 NC를 제쳤다. 후반기 ‘만화’같은 승률의 결과다. 5선발 함덕주의 분전과 김강률의 각성으로 인한 불펜안정화, 또 타선폭발이 겹쳐 후반기 상대할 팀이 없다. 24경기에서 19승(1무4패)을 쓸어담았다. 전반기 82경기 42승1무39패 승률 0.519로 5위였던 두산이 후반기 재개 후 8게임이나 뒤져있던 2위 NC를 제치고 그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상위권 팀간 1달에 3게임 줄이는 것도 맹추격으로 평가하는 현 리그에서 두산의 수직상승은 놀랍다.

더욱이 결정적 장면의 공신이 오재원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오재원은 팀의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시즌 초 부진하던 박건우와 오재일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오재원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경기 전 타율이 0.223. 주전 자리는 최주환이 차지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한화전 이후 4경기 만에 선발로 나선 일전, 8번타자(2루수)가 3회 우전안타에 끝내기 안타까지 만들었다. 멀티히트 자체가 지난 4일 LG전 이후 8경기 만이다. ‘디펜딩챔피언’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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