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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한국 밴드씬을 바라보는, 칵스의 '빨간' 눈빛

입력 : 2017-08-16 08:00:00 수정 : 2017-08-15 20: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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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밴드 칵스(THE KOXX·보컬 이현송, 신디사이져 숀, 베이스 박선빈, 기타 이수륜)의 색깔은 늘 선명했다. 앨범 재킷도, 음악도, 밴드씬을 향한 애정도 2010년 데뷔 이래로 항상 뚜렷한 색채로 드러났다.

이번 앨범도 역시 마찬가지. 새빨간 표지로 장식된 앨범 ‘RED’는 강렬한 색채만큼이나 칵스의 매력을 뚜렷이 드러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칵스가 본래 지니고 있는 매력에 새로운 매력이 묘하게 덧입혀졌다는 점에서 더욱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수록된 4곡의 노래는 그간 칵스가 보여줬던 폭발적인 에너지의 곡부터 2000년대 초반 한국 밴드씬의 노래 같은 흘러가는 듯한 멜로디의 곡까지 다채롭게 담아냈다. 또 그동안 영어 가사를 고집해왔던 것과 달리 ‘부르튼’ ‘0’ ‘Grey’ 세 곡을 한글 가사로 만들어 팬들의 귀를 더욱 쉽게 사로잡았다.

데뷔 초 ‘외국 밴드’로 오해를 받기도 했던 색깔의 칵스와는 다르면서도, ‘역시 칵스’라는 감탄을 불러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여전히 빈틈없는 매력의 앨범이 탄생한 것. 이에 이전보다 더욱 뜨거운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는 멤버들은 앨범 ‘RED’가 칵스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이와 함께 멤버들은 과거에 비해 한 풀 꺾인 한국 밴드씬 역시 터닝포인트를 맞길 바란다는 소망 또한 전하며 “어느새 8년차 선배 밴드가 됐다. 후배들을 위해 본보기가 되는 밴드가 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강렬한 ‘RED’로 물든 칵스는 자신들의 음악에도, 한국 밴드씬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오랜만의 앨범 발매다.
“오랜만에 낸 것 치고 좀 더 많은 곡을 들려드리지 못해서 아쉽다. 발매하고 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걸 보고 ‘아, 좀 더 들려드릴걸’하는 마음이 들었다. 빨리 다음 앨범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현송)

-새빨간 표지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어떤 의미인가.
“초창기부터 앨범 재킷에 빨간색, 검은색 등의 톤을 많이 썼다. 본질적인 색이랄까. 앨범에 수록 된 곡들을 전부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레드’라는 색과 앨범을 통해 변화된 칵스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를 보여준 것 같다. 이번 ‘레드’ 앨범에 이어 ‘블랙’으로 다음 앨범을 계획 중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선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숀)

-칵스의 아이덴티티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그동안 앨범을 많이 내왔지만 이번 앨범은 새 출발 하는 느낌이 있다. 항상 영어로 가사를 써왔던 부분이나 작곡 하는 방식에 있어 변화를 줬다. 새로운 시도 해봤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앨범에서 영어가사로 된 곡의 비중이 컸다. 그런 이번 앨범은 4곡 중 3곡이 한글 가사다. 타이틀 역시 한글 가사로 된 곡이다. 터닝포인트가 되는 앨범 됐으면 좋겠다.”(이현송)

-변화를 준 이유가 있다면.
“작정하고 의도를 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같은 패턴으로 작업을 계속 하다보면 어떤 분야든 매너리즘 발생하지 않나. 저희 역시 지금까지 작업해오면서 질려했던 부분도 있고,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하면서 변화를 주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 형성됐던 것 같다.”(숀)

“저희도 한국인이고 한글 가사로 팬들,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좋은 이야기도 들려드리고 싶었다. 아무리 영어로 좋은 이야기를 표현한다고 한들, 저희 노래를 정말 좋아해서 가사를 직접 해석해 들어보지 않는 이상은 그 의미를 알기 어렵다. 가사가 정말 마음에 와닿아서 따라 부르게 되는 노래라기보다 춤추기 좋은 그런 음악이 됐던 것 같다. 또 해석을 해서 가사를 듣는다고 해도 그 의미나 감정이 모국어처럼 한번에 확 와닿는 게 아닌 뭔가 하나를 거쳐서 느껴지게 되니까. 이번 앨범의 한글 가사 곡들을 너무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아마 앞으로 더 사랑을 받으려면 한글 가사를 계속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이현송)

-그동안 왜 영어가사를 고집해왔나.
“우리가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웃음) 밴드 음악 자체가 영어권 나라에서 유행했던 장르고, 저희들 역시 어려서부터 외국 음악을 들어오다 보니 영어 가사가 멜로디에 잘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한글 가사를 멜로디에 어울리게 쓰는 게 쉽지 않았다.”(이현송)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개인적인 사연이 담겨있는 ‘부르튼’.(웃음) 사실 처음에 ‘부르튼’이 나왔을 때 회사에서도 칵스 이미지와 안 맞는다고 했고, 멤버들도 낯설어 했다. 지금까지 칵스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가사와 에너지를 담고 있는 노래다. 하지만 오히려 옛날 우리 모습 같았고,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아니고 콘셉트가 전반적으로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좋아졌다.”(이현송)

“‘grey(그레이)’다. 칵스가 예전에 하던 음악과는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폭넓게 좋아할 만한 트랙인 것 같다. 이십대 후반쯤 저희의 마음을 주로 표현했는데, 많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잘 표현됐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실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숀)

“저는 ‘0(제로)’. 가사를 풀어놓고 봤을 때 표현도 재밌고, 우리가 원래 다이나믹한 걸 잘 풀어내는 밴드인데 ‘제로’가 가장 다이나믹 하기도 하고. 한 번 다 듣고 나서 다시 또 한번 듣고 싶은 노래인 것 같다.”(박선빈)

-한국 가요계에서 록 음악을 주류로 보기 어려워졌다.
“저희도 늘 그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 근데 결론이 안 난다. 세계적 추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우리도 한 때는 한탄도 많이 하고, 절망적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다. 그렇지만 밴드씬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밴드음악을 많이 알리고 싶어서 ‘플레이 라우드(PLAY LOUD)’라고 우리 회사 소속 밴드 세 팀이 뭉쳐서 캠페인 같은 공연을 하고 있다. 오는 9월 10일에도 ‘플레이 라우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이현송)

“한국에서는 미디어를 통해 밴드에 대한 인식이 나쁘게 잡힌 것도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노출 논란이 있었던 카우치나, 최근 ‘밴드의 시대’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던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대마초 논란이나 그런 것들이 문제아로 비춰지는 것 같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것 처럼, 밴드도 미디어를 통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숀)

“일반적으로 행사에서도 밴드는 잘 안 부른다. 일단 장비가 많이 필요하고 설치하기 번거롭고 하니까. 그렇지만 밴드는 라이브인 거다. 라이브 공연을 번거롭다고 생각하기보다 높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장비로 좋은 라이브를 듣는 즐거움은 직접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박선빈)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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