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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박민영 “연기 갈증, ‘7일의 왕비’에 모두 쏟아냈어요”

입력 : 2017-08-16 09:32:26 수정 : 2017-08-16 09: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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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거침없이 하이킥’ ‘성균관 스캔들’ ‘힐러’. 우리가 알고 있던 배우 박민영의 대표작들은 잠시 잊어도 좋다. ‘7일의 왕비’로 멜로 여왕에 등극하며 새로운 인생 작품을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 드라마다. 극중 박민영은 비운의 왕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인 신채경 역을 맡아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어느새 데뷔 11년차의 베테랑 배우로 이름을 올린 그지만 한정적 캐릭터들로 인해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고. 그러던 중 만난 ‘7일의 왕비’를 통해 박민영은 이전의 청순발랄했던 소녀스러움을 벗고 성숙한 여인의 사랑과 아픔, 눈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자로서 한 층 성숙한 성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기에)목이 마르다”며 웃는 박민영. 과연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종영소감을 전해달라.

“제작발표회 때도 이야기했는데 ‘7일의 왕비’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들어간 작품이다. 그 말을 지키려고 노력 많이 했다. 그래서 끝나고 나서도 후회는 없고 뿌듯하다. 물론 아쉬움 있다.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끝나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지만 지금은 끝났다는 후련함이 크다.”

-죽을힘을 다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동안 해온 작품들을 봤을 때 간절함이 클수록 연기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이번 작품은 그만큼 큰 간절함 있었던 거 같다.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죽을힘을 다하겠다는 것은 제 자신을 향한 다짐이었다. 모든 걸 한 번 여기에 다 쏟아 내보자 하는. 그리고 실제로 그 다짐을 지키려고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아냈다.”

-이번 작품에 특별히 간절함이 들었던 이유가 있나.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연기적 갈증 큰 시기를 지냈다. 몇 년 동안 캔디형 캐릭터를 계속 해왔다. 물론 그 캐릭터마다 직업이나 성격 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그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감정 표현이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기복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배우로서 자존감이 떨어졌다. 다른 감정들을 연기로서 쏟아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7일의 왕비’ 시놉시스를 봤는데 좀 쏟아낼 수 있겠다 해서 선택하게 됐다. 촬영 하면서 정말 많이 쏟아냈다. 그동안 눈물신을 많이 했었지만, 이번에는 소녀의 눈물이 아니라 정말 생사의 갈림길에서 흘리는 성숙한 여인의 눈물이었다. 내 목숨, 그리고 부모님 목숨이 달려있고, 한 남자에게 이혼을 하자고 해야 하는 눈물이니까 감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연기였다. 그동안의 감정연기와 다른 느낌의 도전이었고 감정의 깊이였다.”

-비극적 결말을 전제로 한 작품이었다. 때문에 시청에 있어 진입장벽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극 후반부에 우리 드라마를 보고 ‘7리터의 눈물’이라고 하는 반응을 봤다.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을 빗대서 얘기해주신 것 같다. ‘1리터의 눈물’도 이미 새드엔딩이 정해진 드라마였지만, 정말 재밌게 봤다. 때문에 우리 작품도 비극이라 안 될 거라는 선입견은 없었다. 다만 비극을 안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물론 있다. 4회까지 아역 출연분이었고, 저는 이후부터 거의 생방으로 투입됐다. 그렇다 보니 시청률의 흐름 알고 촬영에 들어갔다. 성인 연기자가 나온다고 해서 갑자기 가파르게 오를 수는 없는 거라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럼에도 상심할 뻔 했다.(웃음) 그렇지만 내가 시청률에 더 신경을 쓰면 다른 배우나 스태프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서 빨리 털어냈다. 시청률에서 아쉬움이 든다면 작품과 연기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촬영이 워낙 바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청률이나 댓글 반응 등을 보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대본을 더 보자고 생각했고 오히려 좋은 자극제가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출연 배우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NG 내는 사람도, 중간에 흔들리는 사람도 없이 좋은 에너지 내면서 촬영을 마쳤다. 마지막회가 동시간대 2등으로 끝났다고 소식을 들었는데 배우들 모두 너무 행복해했다. 아마 계속 잘 되다가 2등으로 끝났으면 그런 행복을 몰랐을 거다.”

-캐릭터를 연기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내 캐릭터 잘 지켜가기 위해 가장 신경 썼다. 캐릭터가 중간에 망가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저만의 당위성을 만들어서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디테일하게 만들어 가는 게 스스로의 숙제였다.”

-그 디테일한 연기가 가장 살았던 신이 있는지.

“19부 엔딩신의 경우, 대신들과 이역(연우진)의 싸움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채경이 스스로 나가야겠다는 결단을 내리는 상황이었다. 처음에 대본을 보고 정말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이 아닌 것을 대신들한테는 진심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이역한테는 ‘진심이 아니지만 그냥 보내줘’라는 마음을 동시에 드러내야하는 연기니까. 나중에 모니터를 보니 나도 모르게 울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를 짓는 표정을 하고 있더라. 연기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역을 향해 ‘보내줘, 보내줘’하고 계속 외쳤던 것이 표정으로 순간 드러났던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연기의 작은 틈들을 찾아 메우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사극이라 표현에 한계도 있고, 절제하면서 표현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틈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려우면서도 재밌었다.”

-연기적 갈증이 좀 풀렸나.

“많이 풀렸다. 그렇지만 아직도 목마르다. 요즘은 영화 쪽도 욕심난다. 작은 역도 괜찮으니까 도전해보고 싶다.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 갈증을 조금 더 풀고 싶다.”

-데뷔작인 ‘거침없이 하이킥’ 같은 시트콤에 또 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하고 싶다. 아직까지도 친구들이 TV에서 ‘하이킥’을 하면 사진 찍어서 인증 사진을 보내준다. ‘하이킥’을 할 때는 너무 코믹한 이미지로 국한될까 걱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희극이 너무 하고 싶다. 그 이후로는 계속 진중한 연기만 보여드리다 보니 꼭 시트콤이 아니어도 좀 풀어지고 망가지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문화창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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