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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안녕' 이호준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나네요"

입력 : 2017-08-17 06:00:00 수정 : 2017-08-17 09: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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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광주 이혜진 기자] “고향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게 돼 설레네요.”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이호준(41·NC)에게 광주는 특별한 곳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듬뿍 담긴 고향인 동시에 프로 선수로서의 첫걸음을 뗀 곳이다. 이호준은 1994년 해태(KIA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생활을 시작(당시에는 투수)했고, 1994년 4월 17일 무등야구장(태평양전)에서 감격스러운 데뷔전(타자로는 1996년 5월 10일 현대전)을 치렀다. 16일 광주 KIA전은 그래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현역선수로서 광주 팬들 앞에서 펼치는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다.

“우연찮게 마지막 등번호도 27번이네요.” 어린 시절 이호준에게 해태 선수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광주 중앙초) 시절 처음 선택했던 등번호가 27번이었던 이유도 ‘홈런왕’ 김봉연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광주로 오는데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구나 싶더라.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을 때부터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예전에는 막연히 프로생활 마지막을 광주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 말했다.

이승엽처럼 대대적인 은퇴 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호준 역시 팬들과의 소중한 마지막 기억을 그려나가고 있다. 시작은 지난 9일 인천 SK전이었다. SK는 이호준의 제2의 고향팀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3년 동안 동고동락했다. 당시 얼떨결에 인천 팬들 앞에서 고별사를 전하게 됐던 이호준은 “생각지도 못한 자리였다. 울컥 하더라”면서 “내가 대단한 선수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주는 걸 보니 잘못 살진 않았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슬프진 않아요.” 인천(SK)에 이어 잠실(두산), 광주(KIA)까지 차례차례 작별인사를 고하고 있지만, 이호준은 의외로 담담했다. 이호준은 “평소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한데, 아직 슬프거나 하진 않다. 가을야구가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오히려 아버지께서 광주 마지막 경기는 못 보시겠다고 하시더라. 무조건 오시라고 했다”고 넉살좋게 말한 뒨 “잘하든 못하든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지막까지 경기에 나서고 싶다. 그게 야구에 대한 예의”라고 각오를 다졌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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