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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23 19:03:30, 수정 2017-08-23 19:06:57

마산의 명동… 골목마다 예술이 숨쉰다

경남 창원 창동예술촌 속으로
  • [창원=글·사진 전경우 기자] 경남 마산은 예술의 도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조각가 문신을 비롯해 천상병, 이선관, 김해랑, 반야월 등 수 많은 예술가들의 흔적이 마산 곳곳에서 묻어난다. 최근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구도심 골목 투어 코스가 마산에도 있다. 마산의 골목은 예술을 메인 테마로 내세운다.

    마산은 행정적으로 사라져 버린 이름이다. 지난 2010년 7월 1일부로 진해와 마산이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마산은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로 나뉘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마산이 마산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문화적인 배경이 두텁기 때문이다. 마산의 옛도심, 골목 깊숙히 들어가 봤다.

    마산 원도심의 심장은 창동이다. 서울에 명동이 있었다면 마산에는 창동이 있었다. 창동의 전성기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이어진 고도성장기다. 한일합섬, 한국철강을 비롯해 마산수출자유지역의 수 많은 공장들이 쉴새 없이 돌아가던 시절 마산에는 젊은이들이 가득했고 돈이 넘쳐났다. 영화롭던 시절은 오래 가지 못했다. 90년대로 넘어오며 산업 구조가 재편되기 시작했고 생산기지의 역할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가져갔다. 인구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창동의 불빛은 급속도로 쇠락했다.

    잊혀진 거리였던 창동은 지난 2011년 창원시가 빈 점포 50개를 건물주에게서 임차해 문화 예술인들에게 무상으로 임대를 시작하며 부활하기 시작한다. ‘마산’이라는 이름이 사라져 버린 시기와 창동의 부활 시기가 묘하게 맞물렸다. 창동 거리의 ‘헤드라이너’는 세계적 조각가 문신 선생이다. 그를 재조명하는 ‘문신예술 골목’을 시작으로 ‘마산예술흔적골목’,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과 상인들을 융합한 ‘에꼴드창동골목’까지 더해진 것이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0길 62, ‘창동예술촌’이다. (문신 선생의 작품을 제대로 보려면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 가야한다. 문신 선생이 직접 1994년부터 14년 동안 만든 미술관으로, 290여 점의 조각품, 유화 등을 보유했다.)

    창동 골목 여행은 코아양과앞에서 시작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한 오래된 빵집으로 마산 사람들의 약속 장소 역할을 오랜 기간 이어왔다. 코아양과와 쌍벽을 이루는 고려당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다. 1959년 창업한 고려당은 금은방 황금당, 서점 학문당과 함께 마산의 ‘3당’으로 불린다.

    코아양과에서 길을 건너면 창동 상상길이 나온다. 한국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블록에 새기고 한국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색상으로 색을 입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표현한 길이다. 2만 3000명의 이름이 새겨진 블록에는 알파벳으로 이름과 국가가 적혀 있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상상길은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까지 약 155m 정도 이어진다. 상상길은 한국관광공사 ‘당신의 이름을 한국에 새겨보세요’라는 2015 글로벌 캠페인으로 만들어졌다. 연인과 함께 걷기 좋다고 하여 ‘쌍쌍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상길을 지나 계속 들어가면 벽화가 그려진 좁은 골목길들이 이어진다. SNS에 올릴 예쁜 사진을 찍기 딱 좋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구석구석 공방과 아뜰리에, 갤러리, 작은 식당과 카페들을 만난다. 아고라 광장 부근 오래된 헌책방 영록서점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예술가들의 아지트 ‘만초’가 나온다. 실내 가득 붙어있는 사진들은 마산 예술계의 역사다. ‘고전음악의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창동 예술촌 바로 아래쪽은 부림시장이다. 서울 동대문 시장만큼 유명했던 한복 전문 시장으로 전성기에는 점포가 1000개쯤 됐다. 이제는 쇠락해 250개 점포가 남아있는데 40여개의 한복집들이 옛 모습을 이어간다. 최근 외지 사람들에게 부림시장을 대표하는 것은 한복이 아닌 떡볶이다. 부림시장 안쪽 깊숙히 위치한 6.25떡볶이는 화분받침에 그릇을 담아주는 독특한 차림새와 깊고 부드러운 맛의 국물떡볶이, 바삭한 튀김으로 전국구 맛집 반열에 들었다. 마산을 대표하는 음식문화는 아구찜, 복국, 통술 등이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떡볶이를 먹기 위해 마산행 기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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