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치는 하루 만 걸음이다. 만보기(萬步機)는 여기에 착안해 만들어진 운동기구다. 과거에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작고 가벼운 기구가 대세였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서 만보기앱을 내려받으면 손쉽게 자신의 걸음수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치어리딩을 하는 손에 휴대폰을 쥐여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갔다. LG와 넥센의 치어리더 각 1명에게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만보기를 채워봤다.
실험 날짜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NC전과 고척돔에서 열린 삼성전이 무대였다. 남궁혜미 LG 치어리더는 착용한 민소매 상의의 끈에, 윤시우 넥센 치어리더는 반바지 하의 주머니에 만보기를 고정했다. 두 곳 모두 홈팀이 승리를 거두면서 경기는 9회초까지 진행됐고, 우연찮게도 소요시간이 3시간 8분으로 동일했다.
만보기에 찍힌 숫자는 각각 3203과 5641이었다. 만보를 걸었을 때 소모되는 열량은 약 300kcal로, 약 밥 한 공기 분량에 해당한다. 거칠게 계산해보면 약 밥 반 공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지만, 치어리더들이 단순히 응원단상을 걸어 다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5000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고개를 갸웃하던 남궁혜미는 “계속 뛰다보니 경기가 끝날 때면 1~2kg 정도는 훌쩍 빠져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러 많이 먹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11자 복근’을 위해 경기 전에는 조금 덜 먹는다는 귀띔이다.
144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은 치어리더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강행군 속 체력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남궁혜미가 평소 즐겨 먹는 보양식은 삼계탕, 최근에는 민어가 제철이라는 말에 민어탕도 먹고 왔다는 후기다. 윤시우의 비법은 칼라만시.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나는 라임류의 열매인데, 이 원액을 물에 타서 하루에 2잔씩 꼬박 챙겨 마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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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 넥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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