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9회 연속 진출은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 가운데 세계 6번째 대기록이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한 기록이다.
신 감독 역시 한숨을 덜게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의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소방수’ 전문 신 감독에 SOS를 보냈는데 1차 임무를 무사히 수행했다. 이제는 약 1년 남은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거두기 위한 긴 호흡을 준비할 때다.
주요 과제 중 하나. 대표팀에 신 감독의 축구 색깔을 입혀야 한다. 사실 이번 이란, 우즈벡과의 2연전은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안정을 우선시한 경향이 컸다. 신 감독 역시 경기를 앞두고, “공격 축구를 선호하지만 1-0으로 이기는 축구가 우선”이라 언급한 바 있다. 실제 2연전에서 1골도 넣지 못했지만 실점 역시 0으로 막으며 힘겹게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현재 같은 경기력으론 월드컵 본선에 나가서도 가망이 없음을 신 감독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란은 강호임이 분명했지만 한국이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득점에 실패했고, 또 한 수 아래인 우즈벡을 상대로도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패스를 보기란 힘들었고 실점 불안 탓에 지나치게 완벽한 상황만 고집하며 쉬운 슛 찬스를 여러 번 놓쳤다. 실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기려면 상대 골문을 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선 선제 득점이 터져야 우리가 원하는 흐름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신 감독은 짧은 패스와 원터치 패스를 통해 공격 전개를 선호한다. 황희찬, 이동국, 권창훈, 이근호 손흥민 등 대표팀 내 주 공격진이 분명 장점이 있는 부분이다. 다만 완성도가 중요하기에 이번 2연전에선 제대로 써먹기 힘들었다. 열흘간의 소집에서 미처 다듬지 못한 부분을 향후에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뒤 얼마 안 돼 원하는 대로 팀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한국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차 목표는 통과했다. 이제는 과정까지 국민에 인정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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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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