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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①] 히딩크 감독 ‘순수와 의심 사이’… 과연 진실은

입력 : 2017-09-07 05:02:00 수정 : 2017-09-07 04: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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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히딩크 감독님이 오신다고?’

한국 축구가 발칵 뒤집혔다.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 거스 히딩크(71) 전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부임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는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한국 축구가 보여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의 무색무취 전술과 무기력함에 염증을 느낀 축구팬들은 세계적인 명장의 행보에 열광했다. 더욱이 히딩크 감독이 직접 설립한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는 “연봉은 슈틸리케 전 감독보다 조금 받아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유럽 클럽에서 120억원의 연봉을 받는 히딩크 감독을 10억원 수준에서 영입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전설의 명장’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이번 일을 찬찬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직후에 갑자기 나타나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을까.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는 “지난 6월 러시아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현장에서 측근들에게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과연 최측근은 누굴까. 러시아축구협회 관계자들일까. 아니면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들이었을까.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참관했다.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기 이전이었다. 히딩크 감독과 정 협회장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컨페더레이션스컵 현장에서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잠잠했고, 정 협회장은 귀국 후 신 감독을 선임했다.

‘왜 갑자기’라는 의문점도 있다.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것이 6월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전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공교롭게 당시에는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불투명했던 시기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 축구는 천신만고 끝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땄다. 그런데 본선행 확정 직후 이번 논란이 터졌다. 그것도 신 감독의 계약 기간이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던 것일까.

이 사안의 열쇠는 히딩크 감독이 쥐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직 히딩크 감독의 육성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귀로 들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 모든 상황이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공교롭게 거스히딩크재단은 러시아축구협회가 독점권을 부여한 '매치 오거나이저(match organizer)'로써 오는 10월 러시아와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확정된다면, 거스히딩크재단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체이다.

과연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싶다는 말이 진실일까. 아니면 한낱 해프닝일까. 한국 축구가 얼마나 벼랑 끝에 몰렸으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이래저래 씁쓸한 하루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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