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구자욱의 데뷔 첫 20홈런이 삼성에게 갖는 의미

입력 : 2017-09-11 06:00:00 수정 : 2017-09-10 10:18:3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빈 자리를 잘 메워가야죠.”

구자욱(24·삼성)은 올 시즌 장타자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롯데 선발 김원중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 쏘아올리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 7월30일 넥센전 이후 잠잠했던 방망이가 40일 만에 드디어 홈런 재가동에 돌입하며 아홉수를 넘어섰다.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구자욱은 1군 데뷔 첫 해인 2015시즌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으로 방망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다. 2016시즌 역시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으로 소포모어 징크스와 무관한 활약을 이어갔다. 올 시즌은 지난 2년에 비하면 타율은 0.308로 떨어진 상태지만, 20홈런 97타점으로 더 중심타자다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구자욱이 의도한 변화다. 그간 정확도와 빠른 발로 교타자에 가까운 타격 스타일을 보여왔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장타력에 집중하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비시즌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에 힘을 붙였고. ‘어퍼 스윙’을 장착하면서 스윙 궤도에도 변화를 줬다. “공을 단순히 맞히는 것 보다는 가장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각도까지 생각해 강하게 때리려고 한다”라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이런 변화는 팀의 사정을 생각하면 더 반갑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은 박석민(NC), 최형우(KIA) 등 팀의 중심타선을 지켰던 장타 자원들에 연이어 누수가 생겼다. 그 사이 팀은 ‘홈런 공장’이라 불리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홈구장 이사를 마친 상태. 게다가 내년에는 진짜 시험대가 찾아온다. 은퇴 시즌까지도 5번 타순을 지키며 21홈런으로 팀내 홈런 2위를 기록 중인 이승엽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 구자욱에게 ‘포스트 이승엽’을 향한 기대가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작 구자욱은 이 호칭에 “좌타자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내겐 너무 과분한 말이다”라고 민망해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워지는 무게감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이승엽 선배님과 같이 있으면서 배우는 부분이 정말 많이 배웠다. 하지만 언제까지 함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멋있게 보내드리고 그 빈자리를 잘 메워나가는 게 우리의 몫인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