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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롯데의 가을을 지원한 두 아재, 천군만마 김원형·김민재 코치

입력 : 2017-09-15 06:00:00 수정 : 2017-09-15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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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오늘만 본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 롯데는 가을야구에 성큼 다가섰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손아섭은 “다저스 보세요, 아직 모릅니다”고 말하지만 표정엔 미소가 번진다. 문규현도 “분위기 좋습니다”고 사람좋은 미소로 인사한다. 잘 돌아가는 선발진, 마무리 손승락의 존재, 탄탄해진 내야수비에 중심을 잡아주는 이대호의 존재까지 전력 곳곳에 호재가 넘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겨울 새롭게 롯데에 합류한 명보좌관 김원형(45) 수석·투수코치와 김민재(44) 내야수비 코치다. 

◆감독에게 든든함을, 투수에게 믿음을=지난 시즌 후 김태균 코치가 드림(3군) 수석코치로 이동한 뒤 수석코치 자리를 두고 조 감독은 고민했다. 여러 인사를 고민하고 접촉했지만 계속 무산됐고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마무리캠프를 떠나기 직전 SK를 떠나 롯데로 합류한 김원형 투수코치가 수석코치를 겸하기로 했다. 당시 김원형 코치는 “우리 감독님 재계약하게 해드려야합니다”고 각오를 전했다.

달라진 롯데 마운드에 대해 물으면 김 코치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그렇게 따지면 올해 부진한 투수들은 뭔가”라며 손사래를 친다.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어딨느냐”고 민망한 표정으로 말을 돌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 코치의 영향력이 마운드에 퍼져있다는 점이다. 김성근 전 한화감독은 시즌 초 “원형이가 롯데에 있느냐”고 물으면서 “역시 롯데 투수들이 모두 조금씩 변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코치의 말은 겸손이다. 일례로 뼈가되고 살이되는 조언도 있다. 투수는 비시즌 피칭훈련에서 와인드업과 세트포지션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까. 대부분의 투수는 와인드업 피칭에 70%가량 비중을 둔다. 100% 힘을 전달할 수 있고 자신의 진짜 구속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코치는 거꾸로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던지는 연습을 강조했다. 평소에도 주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불펜피칭을 많이 하라는 주문이다. 실제 마주한 위기상황에서는 평소 습관이 나온다는 것이다. 많은 주문 중 한가지다.

◆수비천재 번즈? 홀로는 불가능하다=2루수 앤디 번즈는 핫하다. 안타라고 생각한 순간 총알처럼 달려와 잡아내는 번즈의 몸놀림에 팬들은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사실 모든 게 번즈 혼자서 되는 게 아니다. 수비 시프트는 김민재 내야수비 코치의 손끝에서 나온다. 아무리 발이 빨라도 총알처럼 날아오는 내야타구를 시프트 없이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민재 코치는 상대 타자의 특성에 맞춰 번즈에게 위치를 지정해주느라 정신이 없다.

조 감독에게 번즈의 수비시프트에 대해 물었다. 조 감독은 그 수비력을 칭찬하면서도 김민재 코치의 힘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김 코치가 (수비 위치를)거의 다 지시한다. 번즈는 아직 한국 타자들의 성향을 잘 모른다. 자기가 알아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빛이 나진 않지만 지금 롯데에서 가장 바쁜 코치 중 한 명이다.

지난 두 시즌간 kt 1군 수비코치로 활약하다 지난 겨울 친정으로 돌아온 김민재 코치는 “롯데로 오기까지 16년이 걸렸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웃으면서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황재균이 떠났고 롯데 내야수비는 분명 타팀에 비해 열세다. 김 코치는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시간이 흘러 조 감독은 책임감으로 무장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민재 코치가 고맙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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