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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 눈] 150억원 이대호의 성적이 아쉽습니까

입력 : 2017-09-19 13:00:00 수정 : 2017-09-19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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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이대호(35·롯데)는 150억원의 가치가 있었을까.

시즌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런 일도 다 있네요”라고 웃었다. 황재균이 떠난 뒤 타선 구성에 애를 먹고 있던 찰나 4년 보장 150억원에 이대호가 해외생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조 감독은 “3할 30홈런 100타점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날이 선선해졌다. 18일 현재 이대호는 136경기 출전해 타율 0.331(516타수 171안타) 33홈런 107타점 OPS 0.952를 기록 중이다. 타율 9위, 최다안타 공동 4위, 홈런 5위, 타점 공동 8위다. 전체적인 성적지표는 훌륭하다. 5년간 해외리그에서 활약한 까닭에 생소한 투수가 많아져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6월 부침 외에는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도 흘러나온다. 리그 최고 몸값에 비해 어정쩡하다는 것이다. 사실 여타 선수라면 박수를 받을 성적이지만 과거 타격 7관왕에 리그를 휩쓸던 이대호이기에 발생한 시선이다.

하지만 팀을 보면 그런 아쉬움을 털어내기에 충분하다. 롯데는 2012년 이후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 구단 창단 최다승 경신과 홈 100만 관중 복귀 등 정규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만 남았다. 3위 NC를 제치느냐가 남은 과제다.

여기서 이대호의 가치가 나온다. 4번 붙박이로 나선 이대호는 성적을 넘어 팀 전체의 중심을 잡아줬다. 주장의 역할이다. 확실한 더그아웃 리더의 존재여부는 남자들의 단체생활에서 꽤 큰 영향을 미친다. 10개구단 전체 중에서 이대호만큼 존재감을 가진 주장은 없다.

‘공엔증’에서 벗어나는 데도 힘이 됐다. 롯데는 지난해 NC에게 1승 15패로 참담하게 무너졌다. 복귀를 결정한 뒤 공식석상에 나선 이대호도 이 점을 알고 “이젠 그렇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이대호는 NC전 16경기 타율이 0.382에 이른다.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좋다. 마산 8경기에서는 타율이 0.407이다. 한 마디로 이대호가 선봉장에 서서 NC전을 이끈 셈이다. 롯데는 NC에 9승7패로 앞섰다.

흥행몰이도 있다. 이대호의 복귀로 시범경기 때부터 팬심은 꿈틀댔고 롯데는 어느새 홈 1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구단 유니폼 판매에서 이대호는 부동의 1위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대호의 영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몸값논란과 영양가에 대한 부분은 가을야구 하나로 희석되고도 남는다. 이제 가을에서 승부사로 변신한다면 사직구장은 더 뜨거워진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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