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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①‘역대급’ 경기, ‘역대급’으로 만든 주심 ‘경기 운용’

입력 : 2017-09-21 05:24:05 수정 : 2017-09-21 09: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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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권영준 기자] “심판 눈떠라.”

팬들의 목소리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이 구호만큼은 홈 수원 삼성 팬과 원정 제주 유나이티드 팬이 한마음이었다. 20일 수원-제주전의 진풍경이었다.

경기를 관람하거나 중계방송을 시청한 팬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심판진은 매끄럽지 못한 판정으로 경기 흐름을 끊었다. 오심이라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지만, 더 큰 문제는 심판 콜의 흐름 자체가 경기 맥을 툭툭 끊었다. 끊어야 할 순간에 인플레이를 외쳤고, 인플레이가 필요한 장면에서는 휘슬을 가차 없이 불었다. 경기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논란의 장면을 살펴보자. 첫 장면은 전반 7분에 나왔다. 수원 고승범이 제주 오반석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깊숙하게 발을 밀어 넣었다. 이 장면을 살펴보면 공은 이미 오반석의 발을 떠난 이후 고승범의 발바닥이 발목을 덮쳤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후 VAR(비디오 판독)까지 진행했다. 충분히 다이렉트 퇴장도 줄 수 있는 위험한 태클이었지만, 원심을 유지했다. 지난 2016년 7월28일 미국에서 열린 첼시와 리버풀의 '기네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ICC)' 경기서도 똑 같은 장면이 나왔다. 당시 첼시 파브레가스는 리버풀 수비수 클라반의 발목을 향해 태클했고, 당연히 다이렉트 퇴장을 받았다.
전반 36분 제주 수비수 정운의 핸들링, 39분 제주 골키퍼 김호준의 위치 논란은 심판 판단에 따라 판정을 내릴 수 있다. 핸들링의 경우 손에 맞았다고 하더라도, 주심이 고의가 아니었다고 판단이 되면 휘슬을 불지 않을 수 있다. 김호준 역시 발이 페널티박스를 벗어났지만, 공은 라인에 걸쳤고 판단이 서면 핸들링 파울을 주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주심의 자세이다. 정운의 핸들링의 경우 VAR 판독 범위에 적용이 된다. 이에 본부석에서 VAR 사인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주심은 자신이 확실히 봤다는 제스처와 함께 VAR을 자체적으로 잘랐다. 그런데 중계방송 느린 화면으로 확인할 결과 정운의 팔이 공에 맞아 덜렁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VAR 판독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이를 묵살했다.

골키퍼 김호준의 위치도 역시 상당히 모호했다. 그가 공을 잡을 당시 두 발 모두 페널티박스를 벗어났는데, 이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공의 위치이다. 김호준의 왼발은 페널티박스에서 어깨너비보다 2배 이상 벗어났다. 이 상황에서 양손으로 공을 잡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골키퍼의 팔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왼손을 쭉뻗은 상태에서 오른손을 쭉뻗어 공을 함께 잡았을 때 공의 위치는 어깨너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주심 역시 김호준이 공을 잡은 이후 페널티박스 라인 쪽으로 한 박자 늦게 4~5자국을 뛰어갔다. 즉, 라인 선상에서 정확하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VAR 범위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부심과 상의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만약 김호준의 핸드볼 파울이 맞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전반 막판에는 명확한 오심이 나왔다. 박기동이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제주 수비수 알렉스가 박기동의 끌어안아 유니폼을 잡았다. 이에 박기동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하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후반 22분에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왔다. 수원 수비수 매튜가 공을 걷어내는 순간 윤빛가람이 태클을 시도했다. 이 태클은 매튜를 직접 가격하진 않았다. 하지만 윤빛가람의 발은 배튜의 무릎 바로 밑 정강이를 향했고, 발바닥도 들려있었다. 이 높이라면 위험한 태클로 간주해야 한다. 그러나 주심은 이를 묵인했다. 오히려 이후 윤빛가람의 진로를 가로막은 김종우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양 팀 모두 명장면을 쏟아냈다. 알렉스의 역대 통산 2위에 해당하는 최장거리(82m) 슈팅 골, 진성욱의 스피디한 득점, 윤빛가람의 절묘한 터치에 이은 중거리포, 염기훈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단신 산토스의 헤딩슛, 그리고 이종성의 폭발적인 중거리슈팅까지 득점 장면 모두 손에 꼽히는 원더골이었다. 특히 치고받는 경기 속에 5골이나 터졌고, 승부도 박진감 넘쳤다. 하지만 이 ‘역대급’ 경기를 ‘역대급’ 판정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승리한 제주도, 패한 수원도, 경기를 지켜본 팬도 모두가 짜증 나는 경기임에는 분명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MBC SPORTS+2, JTBC3 중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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