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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②VAR? 수원-제주전서 드러난 ‘사람’의 중요성

입력 : 2017-09-21 05:25:18 수정 : 2017-09-21 05: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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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격돌한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이날 경기는 리그 2위와 4위의 격돌로 두 구단의 올 시즌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맞대결이었다. 실제로 이날 승리한 제주는 선두 전북 현대를 승점 3차로 추격하며 선두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날 패한 수원은 4위를 유지했지만, 선두권 도약에 기회를 놓쳐야 했다.

그만큼 승부도 박진감 넘쳤다. 제주가 알렉스와 진성욱을 앞세워 도망가자, 수원은 ‘제주 킬러’ 산토스를 앞세워 추격했다. 그러자 제주는 윤빛가람의 절묘한 중거리포로 다시 도망갔다. 이에 질세라 수원 역시 이종성의 그림 같은 슈팅으로 다시 추격했다. 이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망친 것은 다름이 아닌 바로 심판이었다. 오심의 연속, 그리고 경기 흐름을 끊는 휘슬로 긴장감을 떨어트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잇단 오심을 막기 위해 올 시즌 전격적으로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VAR를 도입했다. VAR 도입 후 위험한 반칙에 따른 징계, 페널티킥 판정에 대한 정교함 등 순기능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연맹은 경기 중 ▲골 상황 ▲페널티킥 미판정 및 페널티킥 오적용 ▲다이렉트 퇴장 판정(경고 2회는 적용 X), ▲징계 조치 오류(예-반칙을 한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징계를 받았을 때)에 대한 범위에서만 적용하고 있지만,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VAR은 위력이 대단했다.

그런데 VAR 역시 사람이 쓰는 도구이다. 사람이 활용하길 거부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이날 수원-제주전이 그랬다. 수원은 초반 잇단 실점으로 0-2로 뒤진 가운데 전반 중반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며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36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이종성이 강하게 때린 공이 페널티박스 안에 위치해 있던 제주 수비수 정운에 몸통과 팔에 맞았다. 수원 측은 핸들링 파울이라고 강력하게 어필했지만, 주심은 인플레이를 선언했다.

이때 중계방송을 통해 “체크 들어갔어. 체크 들어갔어”라는 김태영 수원 코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부석에서 VAR을 가동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결국 VAR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본부석에서는 “자연스러운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원 감독은 “자연스러운 게 어딨어, 팔에 맞았는데.”라고 탄식했다.
이 핸들링 여부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뤄진 상황이기 때문에 VAR 범위에 속한다. 충분히 논란의 여기가 있기 때문에 VAR을 적용하는 것이 맞았다. VAR를 적용한 이후에 핸드볼 파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 수원 측에서도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묵살하면서 서로 불신만 키웠다. 특히 중계방송 느린 화면으로 확인할 결과 정운의 팔이 공에 맞아 덜렁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애초에 공은 정운의 몸통에 맞은 것도 아니었고, 팔이 몸통에 붙어있던 것도 아니었다. 몸을 비트는 과정에서 공이 팔에 맞았다. 몸을 비트는 자연스러운 동작은 맞았지만, 공의 진로는 방해한 것은 분명했다. 만약 이 파울이 VAR를 통해 페널티킥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경기는 어떻게 됐을까.

축구계에서는 심판의 자질 향상에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VAR을 도입한다고 해도 최초, 그리고 최종 판정을 하는 것은 결국 심판이라는 의미였다. 물론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심판 개개인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심판 인원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교육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는 오심 논란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 VAR도 결국은 사람이 활용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날로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MBC SPORTS+2 중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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