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스토리] '클래식도 접수' 주민규, 성장동력 비밀 '이동국'

입력 : 2017-09-22 05:27:00 수정 : 2017-09-22 04:52:55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동국이 형의 스타일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코끼리 허벅지’ 주민규(27·상주 상무)가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전북 현대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5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작렬했다.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주는 주민규의 득점을 발판으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거함 전북을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주민규의 골은 간결하면서도 냉정했다. 동료의 패스를 한 박자 빠른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화려하지 않은 득점이었지만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상대 수비진을 단숨에 무너트렸고, 간결한 슈팅으로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었다.

이날 득점으로 주민규는 5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1호골을 기록했다. 5경기 연속골은 올 시즌 리그 최다 연속 경기 득점이다. 그는 이제 K리그 클래식 역대 최다 연속 경기 골 기록(7골·이동국, 조나탄)에 도전한다. 득점 부문 기록에서도 전체 6위 이자, 국내선수 2위에 올라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손에 꼽히는 공격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주민규에게는 항상 ‘챌린지용 공격수’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그는 대학 시절 대회 득점왕을 차지할 만큼 재능있는 공격수로 꼽혔으나, 프로입단 직후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미드필더로 전향했다. 2013시즌 고양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 동안 활약한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15년이었다. 그리고 그의 숨겨진 공격 본능을 깨운 것은 마틴 레니 전 서울 이랜드 감독이었다. 2015시즌 서울 이랜드 창단과 함께 주민규를 영입한 레니 감독은 그를 공격수로 활용했다.

당시 레니 감독은 주민규를 두고 ‘신체 밸런스가 좋은 공격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183cm의 키에 밸런스가 좋아 공격진에서 버티는 힘이 있고, 제공권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미드필더로 두 시즌을 활약하며 쌓은 경험 덕분에 발 밑 기술도 좋다는 설명이었다. 레니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주민규는 2015시즌 무려 23골을 몰아치며 챌린지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어 2016시즌에도 14골을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7시즌을 앞두고 상주 상무 유니폼을 입은 그에게 클래식 무대는 도전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었다. 그만큼 이를 악물었다. 그렇다고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클래식 무대의 벽을 실감했다. 실제 7월까지 18경기 출전해 4골에 그쳤다. 주위에서도 ‘역시 챌린지용’이라는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주목받지 못했던 프로 초년병 시절부터 이를 악물고 꿈에 그리던 클래식 무대까지 온 그이다. 다시금 이를 악문 그는 8월 중순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12일 인천전을 시작으로 전북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7골을 몰아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K리그 개인 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승강제를 시작한 2014시즌 이후 클래식 무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국내 공격수는 시즌마다 총 5명을 넘기지 못했다. 2014시즌 이동국(13골) 한교원(11골) 김승대(10골) 이종호(10골) 등 4명이었고, 2015시즌에는 김신욱(18골) 황의조(15골) 이동국(13골) 이종호(12골) 권창훈(10골)까지 5명, 그리고 지난 시즌에도 정조국(20골) 양동현(13골) 이동국(12골) 박주영(서울) 심동운(포항) 등 5명이었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2일 현재까지 양동현(16골) 주민규(11골) 김신욱(10골)까지 3명이 전부이다. 올 시즌 생애 첫 클래식 무대를 밟은 주민규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다. 최근 3시즌 동안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이동국이 유일하다. 그리고 여기 숨겨진 한 가지 사실은 주민규를 클래식으로 이끈 것이 바로 이동국이라는 점이다. 그가 K리그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생존하기 위해 교본으로 삼은 것이 바로 이동국이라는 공격수이다. 그는 “이랜드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재성(현 전남)이 형이 이동국의 플레이를 많이 보라고 조언했다”라며 “이후 동국이 형의 플레이를 집중해서 봤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의 움직임은 최고”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이동국의 플레이를 연구하며 차근차근 성장의 길을 걸어온 그는 이동국이 지켜보는 가운데 득점포를 가동하며 포효했다. ‘챌린지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시작한 그이다. 그의 성장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