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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하준호에 던진 김진욱 감독의 뼈 있는 농담

입력 : 2017-09-26 09:24:56 수정 : 2017-09-26 1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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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도현 기자] “전광판을 보니 부끄러워 가지고…”

김진욱 kt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지나가던 하준호(28)를 불러 세우더니 “3할 대가 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준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서있을 뿐이었다. 김 감독은 타율이 낮으니 구장에 선수 기록이 나오는 전광판을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말한 것이다.

이에 하준호는 “저는 안 봅니다”라고 대답했지만 김 감독은 “그건 상관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이 문제다”고 응수했다. 김 감독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 없는 날 야구장에 나왔냐는 질문에 하준호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택배를 가지러 갔다고 말하며 자리를 피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이름을 지워야 겠다”고 하면서도 속뜻은 달랐다.

하준호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5 1홈런 5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9월 타율이 0.293로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중 가장 좋은 페이스다. 김 감독도 하준호가 떠나자 “최근에 진짜 좋아졌다. 특히 수비가 많이 늘었다”며 “펜스 플레이, 번트 모션 등 세밀한 부분도 발전했고 여유가 생긴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지난 2008년 롯데에 지명돼 프로무대를 밟은 하준호다. 투수로 시작했지만 외야수로 전향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근성 있는 플레이로 존재감을 알렸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 결국 2015년 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되며 kt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생팀인 만큼 롯데 시절보다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지만 큰 성장을 이루진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kt 외야진이 구색을 갖추자 하준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그러다 올 시즌 김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절치부심했다. 김 감독 역시 하준호에 기대가 컸다. 올해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좋아진 모습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기도 하다. kt에 이대형, 로하스, 유한준 등 훌륭한 외야수가 많아 다음 시즌도 하준호의 주전경쟁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김 감독 역시 이를 알기에 하준호를 붙잡아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d5964@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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