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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시우, 메마른 가요계 시기 적절히 내린 감성듀오

입력 : 2017-10-03 14:34:11 수정 : 2017-10-03 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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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적절한 시기에 내리는 비’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시우(時雨)’. 그런 팀명처럼 혼성듀오 시우가 독특한 감성으로 가을 가요계를 촉촉이 적시고 있다.

작사와 보컬을 맡은 남성 멤버 전시우와 작사, 작곡과 연주를 맡은 김시온, 오묘한 조합의 두 남녀는 지난 22일 발매한 ‘그 밤, 우리에게 남은 빛’을 통해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첫 앨범이지만 결코 어설프지 않다. 잔잔한 멜로디에 많은 생각을 곱씹게 하는 가사, 이를 아우르는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서늘해진 날씨 속 따뜻한 한 줄기 햇살 아래 듣기 딱 좋은 시기적절한 노래들이 담겼다.

그들의 음악이 어설프지 않은데는 앞선 시간들이 있었던 덕이다. 전시우의 목소리가 좋아서, 김시온의 멜로디가 좋아서 두 사람은 무작정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앞서 2016년 7월 ‘긴 여름’과 2017년 2월 ‘기억의 방’을 세상에 내놨다. 그러나 마음만으로 시작한 음악은 결코 쉽지 않았고, 두 사람은 아르바이트로 녹음비를 마련해가며 의지를 이어갔다. 그런 뜨겁고 풋풋한 의지는 두 사람을 지금의 소속사 클래프컴퍼니로 이끌며 꿈을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했다.

이제는 ‘둘만의’ 음악이 아닌 더 큰 세상을 노래하게 된 상황이 두려울 법도 하지만 “아직은 새로운 재미”라고 맑은 눈빛을 빛낸 시우. 단지 고생한 시간들의 의미를 되새기며 든든한 울타리 속 그 기세를 더욱 힘차게 뻗어나갈 예정이다.

“가양역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공연이 끝나고 관객 중 한 분이 ‘한 여름 한지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는데 비가 와서 수채화가 되었다가 가을 바람이 말려서 완성된 그림’ 같은 노래였다고 해주셨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한, 그런 노래를 하는 그룹이 되는 게 목표에요.” 해맑은 웃음 속 단단한 포부를 드러낸 시우. 그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소속사가 생기고 첫 앨범이다. 소감을 전해 달라.

“그 전에는 저희 힘으로만 모든 걸 했었다. 회사 들어오면서 공연도 하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그러니까 정말 제대로 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설레기도 하지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더 노력해서 연습도 많이 하고, 숫기 없는 성격도 고쳐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희망을 주고 싶은 메시지를 노래했다. 앨범 타이틀이 ‘그 밤, 우리에게 남은 빛’이지 않나. 힘들었던 기억이나 시간들이 지나고 돌아보면 밑거름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직접적인 위로의 말로 계속적인 격려와 응원을 강요하기보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치유되는 느낌으로 가사를 썼다.”

-피아노 연주곡이 들어가 있다.

“듣는 분들이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나름의 콘셉트가 있다.(웃음) ‘다시 아침’과 ‘돌아가는 길’이 연주곡인데, ‘다시 아침’은 1번 트랙으로 마지막 트랙인 ‘남겨진 계절’과 멜로디가 연결이 되고, ‘돌아가는 길’은 4번 트랙으로 2번 트랙인 ‘밤’이랑 연결돼 있다. 어두웠던 밤이 지나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아침이 오지만 결국엔 또 다시 밤으로, 아픔으로 돌아가게 되고 또 그 아픔을 겪으면 다시 아침이 오고. 그런 감정들을 계속해서 순환되는 하루의 시간 안에 빗대서 이 앨범을 들었을 때 책 한 권을 본 듯한 느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이전 앨범들도 계절에 비유한 가사나 제목이 많다.

“곡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영감을 받는 게 계절과 시간과 날씨다. 사람의 감정이 바뀌는 것도 실제로 그런 것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계절에 많이 비유해서 쓰고 있다. 어떤 계절에 맞는 시우의 노래가 되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각 계절마다 생각나는 곡들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전 앨범들이 가을 감성을 담고 있다면, 다음 앨범은 반전으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신나는 노래를 해보자고 준비하고 있다.”

-소속사에 들어오기 전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시온이의 곡이 좋아 첫 앨범 ‘긴 여름’을 시작하게 됐는데, 돈이 없으니까 일 해서 돈이 모이면 녹음하나 하고 그렇게 작업했다. 그런데 첫 앨범이 생각만큼 퀄리티가 안 나와서 두 번째 앨범 할 때는 이번에는 제대로 돈 벌어서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자 생각해 나는 현장 일용직도 하고 시온이는 입시반주나 레슨을 하면서 비용을 마련해서 녹음하고 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우리가 녹음 했던 녹음실 대표님께서 지금의 회사와 연결시켜 주셨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과 후가 많이 다르겠다.

“확실히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경제적인 것도 그렇지만, 그 전에는 둘이서만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면서 만들었다면 확실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니까 좀 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공연도 이제 조금씩 하고 있는데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

-둘이 함께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생 때 밴드부 보컬로 노래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좋더라. 그래서 실용음악과에 지원하면서 구체적으로 보컬로서의 꿈을 키워가게 됐다. 그러다 군대를 전역하고 편입 시험을 준비하려고 아는 사람에게 반주자로 소개받은 사람이 시온이었다. 시온이가 만들고 연주한 노래들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시온이도 내 목소리를 마음에 들어 하더라. 그래서 같이 앨범을 해보자고 제안해 팀이 됐다.”

-메이저로 떠오르기 위한 시우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싱어송라이터 듀오들이 대부분 여성 보컬이 많은데 비해, 우리는 반대로 남자가 노래하고 여자 멤버가 악기를 다루니까 그런 부분이 좀 특이하게 보이지 않을까. 음악적인 색깔은 아직 열어두고 싶다. 이제 시작이니까 우리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과 ‘이런 느낌이 시우다’라고 할 수 있는 우리만의 색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클래프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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