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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가을스토리] NC 지석훈, 그가 '백업'으로 사는 법

입력 : 2017-10-10 06:00:00 수정 : 2017-10-10 09: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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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사직 정세영 기자] “그간 체념한 것이 다 풀렸네요.”

NC 백업 내야수 지석훈(33)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활짝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미소였다. 지석훈은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김경문 감독의 확실한 신뢰를 받는 선수 중 한명이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지석훈은 벤치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지만, 그만의 노하우를 쌓았고 꼭 필요한 순간 팀에 큰 힘을 실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딱 그랬다. 지석훈은 전날 1차전에서 ‘발 야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2로 맞선 연장 1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터뜨린 지석훈은 상대 투수 폭투 때 3루를 파고들었다. 타이밍상 아웃이 유력했다. 그러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태그를 절묘하게 피했다. 곧바로 NC는 이어 권희동의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9일 2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지석훈은 “올해 팀에 많이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심리적으로 압박이 심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그나마 보탬이 됐다. 그간 체념한 것이 다 풀렸다”고 환하게 웃었다.

전날 연장에서 기가 막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화두에 오르자, “사실 번트가 안 나오면 우리가 점수를 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볼이 빠지는 순간 순간적인 판단으로 뛰었다. 다행히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구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것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NC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도전자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고, 대망의 우승까지 3번의 고비를 더 넘어야 한다. 지석훈은 “오히려 잘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예년에는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왠지 편하다. 잃을 게 없는 것 같다. 편해서 그런지 가을 들어 우리 선수들의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석훈에게 이번 가을야구에서 목표를 물었다. 지석훈은 “제가 이곳저곳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비록 제한적인 기회겠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만년 백업이지만, 부족할 때마다 든든한 실력을 선보인 지석훈. 그에게도 ‘봄날’이 왔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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