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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14 13:25:43, 수정 2017-10-16 10:17:50

[최정아의 연예It수다] 연예인 참을성이 없어졌나, 악플 수위가 높아졌나

  •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최정아 기자 XXX아, 너 같은 XXX이 어떻게(이하 생략)…”

    기사를 쓰다보면 악플과 친구가 된다.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을 두고 비판적 시선의 기사를 쓰면 악플이 폭주한다. 잘나가는 연예인의 활동을 정리해 평가하는 기사를 쓰면 라이벌 연예인의 팬덤이 몰려들기도 한다. 정치 이슈와 버무려진 연예계 기사는 더 강렬한 육두문자로 채워진다. 당연히 항의 메일은 악플과 함께 1+1이다. 이번 기사도 마찬가지. 악플러들은 제목만 보고 댓글을 단다. 기사, 연예인의 심경글, 소속사의 공식입장 이 모든 글의 논조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없다. ‘답정너’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어떤 방향이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댓글도 많다. 악플러는 이들 틈에 기생하며 비난을 위한 비난을 쏟아낸다. 사실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 때문에 의미 있는 지적과 시선으로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이들까지 종종 악플러 취급을 받기도 한다. 분명 건강하지 않은 구조다. 연예인과 감독들 중에서는 댓글창을 아예 보지 않는다는 이들도 많다. 악플러를 직접 신고, 수사하는 과정을 기사로 담아볼까 고민한 적도 있다.

    연예인은 악플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이다. 기자들의 상황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행히 최근 연예계 분위기는 ‘더이상 악플에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것이 일반적.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법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렇다면 왜 연예인들은 예전과 달리 악플러를 고소하게 됐을까. 연예인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악플 수위의 문제일까.

    일단 늘어난 악플 수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온라인에 게재된 게시글 중 명예훼손 비방과 같은 문제로 포털사이트에 임시조치, 즉 다른 네티즌이 볼 수 없도록 차단된 글은 50만 건을 넘겼다.(방송통신위원회 기준) 포털 3사 네이버, 카카오, SK컴즈를 더한 수인데, 사상 최대치다. 4년 사이 117% 이상 급증한 수치로 더욱 충격을 안긴다.

    이들 중에는 악플을 놀이처럼 즐기는 이들도 있다. 마치 악플 달기가 하나의 놀잇감이 된 것인데 조롱과 농락의 수준이 상상 이상으로 세다.

    고소를 진행한다는 소식에도 “참을성이 없네” “비싼 출연료 받는 이유를 모르네” 등 상식 밖의 비난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의견도 많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악플 대응 형태가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생각해 법적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SNS의 발달 등 루머를 통해 입는 피해가 예전보다 더 빠르고 심각해지고 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악플 고소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난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엔 악플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참다 못해 고소를 하더라도 취하, 선처를 했던 연예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력하게 법적 책임을 묻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들의 고소를 택하는 악플의 유형은 크게 2가지다. 도를 넘은 성적인 악플 그리고 연예인을 넘어 그의 가족까지 거론하는 악플이다.

    최근 정준하는 그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악플러 고소를 공식화했다. 그는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저만이 아니라, 가족을 거론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험한 말과 욕설을 하는 글들”이라며 “혼자 참아서 좋은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루 하루 커가는 예쁜 아들에게, 착하고 멋진 아내에게 떳떳한 아빠가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다”며 악플러 고소 배경을 전했다.

    이휘재 역시 같은 이유로 악플러를 고소했다. 지난 5월 방송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버지와 함께 출연한 그는 치매 아버지를 향한 악플러들의 조롱 섞인 악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이휘재 가족에 대한) 악플에 대한 자료는 이전부터 모아왔으며 선처는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가족을 욕보이는 댓글을 그 누가 참을 수 있을까. 

    여성일 경우 성적인 모욕이 대부분. 송혜교는 지난해 스폰서 의혹을 담은 악성 댓글로 루머를 퍼트린 네티즌을 고소했고 이 네티즌은 결국 벌금 300만원에 처했다.

    올해 초엔 아이유가 칼을 뽑았다. 인신공격성, 성희롱성 게시물을 퍼트려온 누리꾼 11명도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악플은 손가락 두 개로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행동이다. 근거 없는 루머과 악플 때문에 스스로 생을 정리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오죽하면 악플을 방지하기 위한 공익광고까지 나올까. 지난 10월 2일은 최진실의 사망 9주기였다. 고인은 사망하기 전까지 악플로 심한 고통을 받았다. 자녀에 대한 악플과 사망 직전 유포된 사채설로 힘들어했다. 당시 사회 전반적으로 일었던 ‘악플 자성론’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나.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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