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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위원의 준PO 5차전 맥짚기] 승부처에서 주춤했던 롯데, 뼈아픈 결과로 이어지다

입력 : 2017-10-16 06:00:00 수정 : 2017-10-16 09: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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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보다 과감해야 한다.

단기전에서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되는 그림은 바로 ‘빅 이닝’이다. 대량실점을 허용해버리고 나면 분위기가 그대로 넘어가버리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투수교체 타이밍에 특히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가 15일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데에는 5회초 위기 상황(7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 한 템포 느린 투수교체 타이밍이 가져온 후폭풍은 생각보다 더욱 뼈아팠다.

이날 롯데는 선발투수로 박세웅을 내세웠다. 박세웅이 한 경기 전체를 끌고 가긴 어렵다는 점, 그리고 내일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롯데는 보다 세밀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야 했다. 투구 수보다는 박세웅의 구위에 집중해야 했다. 사실 대량실점 전 조짐이 있었다. 4회초 2아웃을 잡은 상태에서 하위타순 손시헌, 김태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이다. 우연이 아니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맞았다. 박세웅의 왼쪽 어깨가 빠지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5회초 박세웅은 선두타자로 나선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은 4번 타자 스크럭스였다. 무사 1, 2루가 됐으면 여기서부터는 벤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맞다. 스크럭스가 번트를 될 확률은 적다. 그렇다면 좀 더 그라운드 볼을 이끌어낼 수 있는 투수를 선택하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싶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준 것만으로도 이날 박세웅은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박세웅은 스크럭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나성범은 3루까지 내달렸다. 주목할 만한 베이스러닝이다. NC 역시 이 상황을 승부처라 본 셈이다. 무사 1,2루가 될 상황을 무사 1,3루로 만들었다. 주자가 2루에 있는 것과 3루에 있는 것은 천지차이다. 두 번째 투수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승부처에서 주춤했던 롯데와 집중력 있게 쏟아 부었던 NC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본다.

더욱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선 조정훈은 조금 예열이 덜 된 상태에서 올라온 듯 보였다. 이날 경기 전 롯데는 ‘불펜 전원대기’를 선포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대기는, 베스트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에서의 대기다. 조정훈의 경우 수술로 인해 긴 시간 재활을 거쳤다. 다른 이들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길 수밖에 없다. 비로 인해 날씨가 쌀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일 수는 있으나, 벤치에서는 그런 것들까지도 감안하고 계산했어야 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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