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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리포트] 하지원은 왜 굳이 오우삼 감독을 만났나

입력 : 2017-10-16 11:12:20 수정 : 2017-10-16 14: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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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원희 기자] 다국의 어우러짐. 그것이 국제 영화제의 매력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그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바로 오우삼 감독의 영화 ‘맨헌트’다. 그러나 그 매력이 흥행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맨헌트’는 홍콩 느와르 액션의 거장 오우삼 감독이 20년 만에 자신의 전공 장르인 액션 느와르로 돌아와 선보이는 신작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일본의 영화팀들이 합작한 글로벌 대작이기도 하다. 일본의 국민배우였던 다카쿠라 켄을 헌정하기 위해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일본 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8)를 리메이크작이자 ‘영웅본색’ 시리즈와 ‘첩혈쌍웅’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80년대를 휩쓴 홍콩 느와르 대부의 컴백으로 한국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BIFF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킨 것은 한국 여배우 하지원이 출연해 오우삼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 하지원은 원작에 없던 미모의 킬러 레인 역으로 변호사(장한위)를 사살하라는 임무를 맡아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다수의 액션 작품을 통해 한국의 유일무이한 ‘액션퀸’으로 자리잡은 하지원이기에 레인 역은 그에게 안성맞춤인 영광의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오우삼 감독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주윤발, 양조위 찍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고 극찬했을 정도.

그러나 BIFF에서 호응을 얻은 ‘맨헌트’가 부산을 벗어나서도 주목 받는 영화로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오우삼 감독과 하지원이 한 자리에 함께한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이상의 흥미와 감동을 찾기 어렵기 때문. 액션 거장인 만큼 액션에서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과거의 향수에 젖어들고 싶은 관객 외에 ‘신작’ 영화로서 몰입도를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원의 역할 역시 마찬가지. 원작에 없던 캐릭터인데다 하지원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하지원이 중심캐릭터로 극에 자연스레 녹아들면서도 두드러지기 어려워 보인다. 새 캐릭터로 색다른 매력을 줄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기존 스토리에 좀 더 충실했다면 더 탄탄한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원은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꿈을 전한 바 있다. 때문에 역할의 크기과 상관없이 거장과의 만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지원이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한 구체적 언급 대신 “오우삼 감독님 함께하게 돼 매 순간마다 영광스럽고 행복했다”는 짧은 소감만을 밝혔던 것처럼, 그의 필모그래피에 오우삼 감독의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첫 여성 킬러로 이름을 남겼다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오우삼 감독은 “좋은 영화이고 관객을 흥분시키고 감동시킬 수 있다면 시대나 연령에 상관없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전했지만, 과연 그가 말한 ‘좋은 영화’의 기준이 대중의 기대와 부합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맨헌트’ 속 하지원에 대한 평가 역시 관객에게 맡겨야할 때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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