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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한국 떠났지만…' 리퍼트 전 대사의 여전한 KBO리그 사랑

입력 : 2017-10-20 06:00:00 수정 : 2017-10-20 12: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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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메이저리그 경기요? 이젠 너무 조용해요(웃음).”

마크 리퍼트(44) 전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을 떠난 지도 이제 9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지난 18일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는 어김없이 그의 등장이 화제가 됐다. 사실 리퍼트 전 대사의 한국야구 사랑은 이미 재직 당시부터 유명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3년째 가을야구 직관 출석체크를 이어가고 있다는 건 의외의 대목.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6회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야구를 보러 왔다”라고 말문을 열며 여전히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 대사 임무 그 이후, 뭐 하고 지내세요?

리퍼트 전 대사는 현재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정부관계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 D.C와 서울과의 시차는 무려 13시간. 하지만 한국과 맺은 인연의 끈은 아직도 단단히 이어지고 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매주 수요일마다 인터넷 전화를 통해 주한대사로 지냈던 당시 한국어 수업을 듣던 선생님께 아직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전문가 집단)에서 파트타임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향후 계획을 ‘야구 선수’로 설정했던 그의 다짐은 아직도 유효할까. 관련 질문에 크게 웃음을 터뜨린 리퍼트 전 대사는 “야구는 아니지만 소프트볼은 하고 있다. 마침 장소도 백악관 바로 앞이다”라며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설명했다. 주 포지션은 3루수로 수비는 최대 무기. 방망이는 곧잘 치지만 발은 느리다는 고백이다.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야구에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말도 덧붙었다.


◆ "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시차를 뛰어넘는 KBO리그 사랑

2017년 4월, 5월, 8월, 그리고 10월까지 리퍼트 전 대사는 총 4번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업무 일정으로 빡빡한 한국 방문 일정 속에서도 매번 시간을 쪼개 직접 야구장을 찾았다. 미국에서는 눈을 뜨면 한국의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야구 관련 소식을 확인하는 일로 아침을 열었다. “메이저리그를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하지만 KBO리그를 보다보니 너무 조용하게 느껴질 지경이다”라며 웃던 리퍼트 전 대사는 ‘스피릿(Spirit)’이라는 단어로 한국 야구의 마력을 정의했다. “한국의 이런 응원 분위기를 일단 한 번 경험해보라. 당신이 알고 있던 야구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다”라는 설명이다.

응원팀 두산에 대한 소식도 꿰고 있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2위 자리에서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상황. 리퍼트 전 대사는 “물론 지난해에 비해 조금 밑에서 시작한 건 사실이다. 1차전을 패했지만 아직 남은 경기는 많다. 오늘도 이길 것이고, 앞으로도 이기면 된다”라고 달뜬 목소리를 냈다. 박건우의 적시타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 리퍼트 전 대사는 두산 팬을 대표해 “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V6!”라는 마지막 말로 인터뷰를 마치고 신나게 자리로 돌아갔다. 이후 최주환의 만루포가 터졌고, 그의 바람처럼 2차전은 두산의 승리로 장식됐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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