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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와 예술이 흐르는… 남도 수묵 기행

입력 : 2017-10-25 18:52:53 수정 : 2017-10-25 1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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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찰 미황사 ‘괘불재·음악회’ 열어 보물 ‘괘불탱’ 공개
고산 윤선도의 자취 깃든 고택 녹우당… 유물전시장 관람
고봉 기대승의 후예들이 공부하던 월봉서원서 선비 체험
[해남=전경우 기자] ‘풍류’는 호남을 상징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허름한 식당에 가도 그림 하나는 걸려 있고 흥이 오르면 시를 낭송하는 동네가 남도땅이다. 서울에서 남도까지 가는 시간은 4시간 남짓. 만추 무렵 땅끝 마을에 가득한 풍요와 남해 쪽빛 바다의 청정함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남도 수묵기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활용한 ‘전통문화 체험 여행 사업’을 지원한다. 전남 해남의 행촌문화재단은 여기 선정된 10개 사업 중 하나를 맡아 남도의 독특한 전통문화인 ‘수묵화’를 주제로 ‘예술가와 함께 하는 남도 수묵 기행’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에서 추진 중인 ‘2018 전남국제 수묵비엔날레’와 연계해 목포와 진도 해남을 아우르는 예술기행 코스를 제안한다. 4월부터 시작한 올해 투어는 11월까지 연장을 했지만 전회 마감됐고 추가 일정을 준비 중이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거나 KTX 광주송정역에 내려 목포로 이동해 ‘성옥기념관’에서 추사, 소치, 미산, 남농으로 이어지는 남도 화맥의 대표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풍류 여행 일정은 시작된다. 이후 진도 대교를 건너 아름답고 고즈넉한 운림산방의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기다 해남의 전통주조장으로 간다. 여기서 막걸리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는 명창의 소리를 듣는다. 저녁은 상다리 휘어지는 남도 한정식이다. 천년고찰 백련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산초당까지 산책을 하고 강진만 푸른 바다를 굽어본다. 이어지는 코스는 달마산 미황사를 거쳐 해남 윤씨 고택 녹우당을 둘러본다. 

▲아름다운 절집, 달마산 미황사

해남 미황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중 하나로 이름 높다. 나즈막 하지만 기기묘묘한 산세를 보여주는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입지와 어우러진 대웅보전 등 건물들의 생김새가 빼어나기 때문이다. 역사가 신라 경덕왕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천년 고찰이라 하지만 사실 새로 지은 절이다. 정유재란때 완전히 불타버린 절을 조선 후기 중건했다. 그 이후로 미황사는 수 백명이 머무는 대사찰로 번성했지만 스님들이 완도·청산도 앞바다에서 배가 뒤집혀 죽는 바람에 1980년대 무렵까지는 잊혀진 절이었다. 우리가 지금 보는 아름다운 미황사는 지운, 현공, 금강스님이 팔을 걷어 붙이고 중창불사를 거듭한 노력의 결과물이 더해진 모습이 더해진 모습이다.

미황사의 상징은 보물 제1342호 ‘괘불탱’이다. 조선 영조 때인 1727년 7명의 승려가 그린 것으로 높이 12m, 폭 5m에 달한다. 이 그림은 매년 단 한 번 대중들에게 공개하는데 올해는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괘불재 그리고 미황사 음악회‘에 방문하면 볼 수 있다. 미황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해남 녹우당과 고산 윤선도, 그리고 비자강정

해남 녹우당은 비자나무와 연이 깊다. 집 뒷편 비자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빗소리와 닮았다 해서 ‘녹색 비가 내리는 집’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갖게 됐다. 비자나무 열매로는 만든 비자강정은 이 집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종부가 내놓는 ‘시그니처 메뉴’인데 손이 많이 가기로 유명하다. 고산 윤선도의 후예들인 해남 윤씨 대종가인 이 집은 호남에서 가장 큰 전통가옥으로 넉넉한 공간과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지금은 현재 14대 종손 윤형식씨가 살고 있는데 그는 이 곳에 사설 미술관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녹우당에는 고산 윤선도의 여러 유물을 전시한 고산유물전시장도 있다. 국보 240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진본이 가장 유명하다. 작은 크기의 종이에 먹으로 그린 이 그림은 ‘다크서클’과 안경자국까지 표현한 정교한 묘사로 놀랍다. 윤두서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천재 실학자, 예술가였는데 ‘한국의 다빈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호남 선비의 기개가 담긴 곳, 광산 월봉서원

남도수묵기행 코스와 연계한 코스를 찾는다면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에서 진행되는 선비 체험 프로그램이 알맞다.

호남의 선비문화를 상징하는 월봉서원은 조선 중기 성리학의 거두였던 고봉 기대승의 후예들이 공부하던 곳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중 하나였던 고봉 기대승은 영남 유림을 대표하는 퇴계 이황과 8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단칠정에 관한 8년간의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매월 2회 1,3주차 토요일 진행하는 나만의 차, 탁본, 김치담그기, 옛 책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서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돌담길이 특히 아름답다. 서원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kwjun@sportsworldi.com

사진 = (위에서 부터) 미황사, 성옥기념관,  비지강정, 남도 한정식, 월봉서원, 녹우정 종손 윤형식씨, 윤두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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