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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정몽규 협회장의 '조만간'… 더 큰 화(禍) 부른다

입력 : 2017-10-27 05:42:43 수정 : 2017-10-27 05: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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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만약 비리 혐의 직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면.’

대한축구협회가 이 물음에 얼마나 자유로울까. ‘조만간’이라는 불분명한 단어로는 활활 타오르고 있는 한국 축구의 불신을 막을 수 없다.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장의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를 향한 불신의 화살이 멈출 줄 모르고 쏟아지고 있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확정했지만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 역시 사퇴 압박의 불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히딩크 감독 영입’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특히 협회의 임직원 업무상 배임 및 사기 혐의는 여전히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급히 수습에 나선 정 협회장은 기술위원회 분리와 대표팀 지원 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협회 조직 개편에 대한 의지도 분명하게 밝혔다. 그가 수면 위로 나와 현재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결단을 내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임직원 비리에 대한 대책이다. 경찰이 발표한 전·현직 협회 임직원들의 비위 사실은 검찰로 넘아가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정 협회장은 “법적 판단이 내려진 후에 조치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국민이 그가 내놓은 대책 마련에 실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핵심이 빠졌다. 현재 협회를 향한 불신을 키운 것은 바로 경찰이 발표한 전·현직 협회 임직원들의 비위사실이다. 대표팀 지원, 경기력 향상, 인적 쇄신 등도 당면 과제이지만, 협회가 가장 먼저 털어야 할 것은 바로 이 문제들이다. 이 문제를 법적 판단에 근거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정 협회장의 의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았다. 응급 수술이 불가피하다. 차일피일 미루다 협회를 위협하는 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묻자. 만약에 검찰에서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비리 혐의를 받은 전·현직 협회 임직원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면 과연 정 협회장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 법적 판단을 기다리는 이유를 거꾸로 돌려보면, 무혐의가 난다는 가정하에 그들을 그대로 안고 가겠다는 표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 문제와 관련해 법적 판단이 나온 이전과 이후가 과연 무엇이 달라지기에 이 문제를 과감하게 잘라내지 못하는지도 의문이다. 이미 실추된 협회의 명예와 수습할 수 없을 만큼 커진 불신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노동법상 ‘무혐의처분과 징계’(실무노동용어사전)에 따라 업무상 횡령 등 비위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일부변상을 하는 등 사후처리를 하였더라도 그 비위사실이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는 정도라면 징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징계의 이유가 분명하지만, 협회는 아직 이 문제를 두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월 콜롬비아(10일 수원월드컵), 세르비아(14일 울산문수)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협회가 정말로 신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응원해달라’는 말보다 임직원 비리 혐의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등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 때까지도 현재와 같은 답보 상태라면, 신 감독은 절대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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