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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문근영 "문소리 선배님 영화 보며 스스로 반성해"

입력 : 2017-11-03 12:00:00 수정 : 2017-11-14 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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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배우 문근영의 순수함은 단순히 그의 큰 눈망울에서 온 것만은 아니었다.

문근영이 출연한 ‘유리정원’은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던 과학도 재연(문근영)이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도둑맞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겨 어릴 적 자랐던 숲 속의 유리정원 안에 스스로를 고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 안에서 문근영은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 중인 능력 있는 과학도지만 태어날 때부터 지닌 기형적인 신체로 주위 사람들이 시선을 의식하는 재연 역을 맡아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기괴한 모습으로 변화시켜가는 결코 쉽지 않은 감정연기를 펼쳐냈다.

주연으로서는 무려 10년여 만에 선보이는 영화이자 지난달 열린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을 만난 영화로 ‘유리정원’은 문근영의 한층 더 깊어진 연기적 성숙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자신을 나무라고 믿는 투명한 유리구슬 같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었던 데는 문근영 특유의 순수한 이미지가 그대로 작용했다. 소녀 같은 사랑스러운 매력을 이어온 그는 인터뷰에서도 역시 꾸밈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형식적인 대답보다는 깊은 생각이 담긴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진심을 전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어느새 19년. 그럼에도 문근영은 “연기를 더 재밌게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배우로서 아직 이루지 못한 점이라고 전하며 여배우로서 좀더 영화계에 기여하기 위해 정진해나가야할 각오를 다졌다. 오랜만의 작품으로 한 차례 성숙을 보여준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음 작품에서 만나게 될지 시선이 모아진다.

-‘유리정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본을 재밌게 봤다. 분위기도 묘하고 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재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사람으로서 애정도 생기고 배우로서의 욕심도 생기더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 재밌는 거다. 잘 통한다 이런 것보다는 서로 여러 가지에 대한 생각이나 그런 것들을 대화하는 게 재밌더라. 그래서 같이 작업하면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영화 주연을 맡았다.

“맞다. 20살 때가 마지막이다. 특별하게 다른 점은 없었고, 드라마 현장보다 시간적 여유도 있고 스태프들이랑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많고 현장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동안 드라마 출연을 이어온 이유가 있는지.

“그동안 영화 시나리오도 들어오긴 했었는데 드라마 하게 되면 드라마 대보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 드라마를 하다보면 드라마가 주로 들어오고, 영화를 계속 하면 또 영화가 계속 들어온다고 한다. 나도 그런 흐름에 있었던 거 같다. 드라마를 몇 번 하다 보니 스케줄을 맞추거나 하는데 있어서도 그게 계속 이어진 것 같다.”

-영화 캐릭터상 거의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나온다. 여배우로서 아쉽지는 않았나.

“원래도 메이크업을 많이 하거나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지 않다.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상관 없었다.”

-‘유리정원’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과 만났다.

“뿌듯했다. 열심히 만든 작품을 공개하는 순간은 항상 걱정되고 떨리는데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좋은 주목을 받고 시작을 하는 것 같아 더욱 기쁘고 설렜다. 그런 마음과 함께 ‘내가 한 작품이 개막작이라니’하는 뿌듯함이 있었다.”

-‘유리정원’ 언론시사회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그 전에 영화를 한 번 봤는데 그 때는 제가 못한 것만 보니까 전체를 보질 못했다. 근데 그날은 마음을 좀 내려놓고 전체를 봐야지 하고 봤다. 전에 못 봤던 것들이 보이더라. 사실 영화를 찍은지 1년이 좀 넘었는데 그때 고민했던 것들과 생각했던 것들, 또 감정들이 전부 생각이 나면서 뭉클했다. 촬영할 때 정말 행복했었다.”

-최근 투병 생활을 하기도 했다. 건강은 괜찮은지.

“많이 좋아졌다. 걱정할 상태 아니고 컨디션이나 건강을 좀 더 신경 쓰기만 하면 되는 정도다. 이번 일 뒤로 하고 싶은 걸 하고 살겠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겠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 포기하고 접었던 것들이 생각나 그런 것들을 최소한 포기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거다.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다. 예를 들면 여행이나 도자기 배우고 싶다거나 스킨스쿠버를 배우거나 하는 것들이다.”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선배로서 아역배우들에게 조언을 전한다면.

“내가 하는 말이 정답도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굳이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 계속 시도를 해야지만 가능성이나 방향성이 열리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고 그런 지점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문근영에게 여배우로서 산다는 것은.

“가능성이나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 최근 문소리 선배님이 하신 영화를 보면서 되게 멋있다고 생각하고 또 저를 반성하게 됐다. 현실을 탓하든 아니든 주어지는 상황에서 주어지는 대로만 하려고 했던 거 같다. 기회나 가능성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고 그래야 그걸 통해 더 많은 기회나 가능성이 생기는 건데 그런 면에서 저는 좀 게으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척이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만들어가고 찾아가고 노력한다는 것이 멋있는 것 같다. 저 역시 할 수 있는 선에서 여러 가지를 해봐야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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