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기. 2쿼터 6분까지 30-26으로 앞선 KB국민은행이 볼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한 패턴 플레이와 동료와의 호흡이 만들어낸 3점슛 장면이 나왔다. 3점슛 45도 라인에서 심성영이 센테 박지수에게 찔러줬다. 이후 심성영은 3점슛 라인 정명으로 이동했고, 정확한 타이밍에 피딩 능력이 좋은 박지수가 심성영에게 리터 패스를 찔러줬다. 이때 모니크 커리가 심성영을 수비하던 신한은행 윤미지를 탄탄하게 스크린을 걸었다. 노마크 찬스에서 심성영은 3점슛을 던졌다.
문제는 이후였다. 신한은행 윤미지는 상대 커리의 스크린에 걸려 블로킹 타이밍을 한박자도 아닌 3~4박자 늦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발을 쭉 내밀어 뻗었다. 점프했다 착지하던 심성영은 윤미지의 발을 밟고 그대로 발목이 꺾였다.
점프슛한 선수 발아래로 수비수가 발을 밀어 넣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약속이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에서는 돈과 선수 생명이 걸려있기 때문에 이러한 악질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윤미지는 자신의 발을 밟고 발목이 꺾여 쓰러진 심성영을 보고도 팀 속공에 가담하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력 질주했다. 덕분에 속공으로 연결한 신한은행은 윤미지의 어시스트에 이은 쏜튼의 골밑득점으로 28-30으로 추격했다. 보통 이러한 경우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중단하거나 동료를 돌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 김보미도 심성영에 엉켜 넘어졌다. 2차 부상까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윤미지는 끝까지 심성영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다. 동료를 보호할 줄 모르는 선수였다.
김아름은 KB국민은행전에서 해선 절대 안 될 폭력을 행사했다. 1쿼터 3분22초 KB국민은행의 김보미가 드라이브인을 시도했다. 이때 김아름이 김보미를 막아섰고, 그레이까지 합세하며 엉켰다. 주심은 휘슬을 불어 김아름의 파울을 지적했다. 그런데 이때 김아름과 김보미가 함께 넘어졌고, 이어 김아름이 김보미의 팔을 발로 찼다.
WKBL에 따르면 김아름의 변은 이렇다. 자신이 왼발목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아 트라우마가 있는데, 김보미가 넘어지면서 자신의 왼발목을 덮쳐 무의식 중에 왼발목을 보호하기 오른발로 찼다는 것이다. 김아름이 명심해야할 부분은 자신의 트라우마가 ‘폭력의 정당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상 부위 보호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다쳐도 된다는 뜻일까. 더욱이 김아름은 농구선수에게 중요한 팔을 발로 찼다. 선후배는 차치하자. 코트 안에서는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선수고 동료이다. 그래서 더욱이 동료를 보호해줘야 한다. 특히 김보미가 넘어진 이유는 김아름 자신의 반칙 때문이다. 드라이브인을 하는 김보미를 몸으로 밀어 그레이와 부딪히게 만든 것이 바로 김아름 자신이다. 그런 상황에서 손을 잡고 서로 일으켜 주기는 커냥 발로 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WKBL에는 지난 8일 오전 재정위원회를 열고 김아름에게 벌금 징계를 내렸다.
발 밀어넣기와 폭력 등 일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유독 신한은행에서 이러한 장면이 발생하는 이유도 알 수 없다. 코칭스태프와 팀 자체적으로 자정해야 한다. 특히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은 선수단의 이러한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자제시켜줄 의무가 있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모두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노력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치열하고 뜨거운 경쟁 속에서도 서로의 꿈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동료의 꿈을 짖밟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경각심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팬들은 동료를 보호하지 않는 플레이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명가 재건를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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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W LIVE, KBS N SPORTS 중계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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