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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손흥민-권창훈 '흥-창 크로스'에 감춰진 '팩트'

입력 : 2017-11-14 05:20:00 수정 : 2017-11-14 0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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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울산·권영준 기자] ‘같은 포지션의 시너지 효과’

손흥민(25·토트넘)과 권창훈(23·디종)은 신태용호의 침묵했던 공격력을 깨운 장본인이다. 지난 10일 콜롬비아전에서 전방위로 발길을 뻗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2골을 몰아쳤고, 권창훈은 ‘몸통’ 1도움을 기록했다. 이들에게는 이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포지션 변경’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줄곧 왼쪽 윙어로 나섰으나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권창훈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측면 윙어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고, 대표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는 한 가지 ‘팩트’가 숨겨져 있다. 바로 대표팀 포지션 변경에 앞서 소속팀에서 이미 포지션 이동을 했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이번 콜롬비아전을 준비하면서 손흥민과 권창훈의 소속팀 경기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그들이 소속팀에서 선보인 역할을 대표팀에 이식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부단히 고민했다. 이 고민은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사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작아지는 남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평가받지만, 대표팀에서는 침묵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거품’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그 역시 답답했다. 그는 “대표팀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고 있지만, 골을 넣기가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승리욕이 강한 그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에 신 감독이 팔을 걷어붙였다. 손흥민을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대표팀을 위한 길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손흥민의 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팀 경기를 지켜보며 최전방 공격수 배치를 결정했다. 손흥민이 성인(A) 대표팀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창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특화된 자원이었다. 수원 삼성 시절에도, 디종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에도 그 포지션에서 뛰었다. 당연히 대표팀 내에서도 그의 자리는 중앙이었다. 그런데 그는 디종에서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측면 미드필더로 변화를 시도했다. 유럽 무대 적응에 애를 먹던 그는 이번 시즌 윙어로 연일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변신을 알렸다. 이에 리우올림픽 시절 권창훈에게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던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준비하면서 권창훈 측면 미드필더 배치에 확신을 했다.

두 선수의 포지션 변경으로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그만큼 빠르고 시원한 공격 형태가 드러났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유효슈팅 1개를 기록하기 힘겨워했던 대표팀의 공격력이 아니었다. 결국 소속팀에서 소화했던 역할을 대표팀에서도 소화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권창훈은 “솔직히 소속팀에서 맡은 포지션을 대표팀에서도 소화하니 플레이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편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 역시 “포지션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두 포지션 모두 편하다”면서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연결성이 있으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은 있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대표팀 소집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이들의 활용 극대화가 언제나 대표팀의 숙제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의 ‘포지션 연결성’이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지도자의 고민도 동반돼야 한다. 두 선수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포지션 변경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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