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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15 13:00:00, 수정 2017-11-15 14:06:24

[SW솔직토크] 이우민, “FA 신청, 평생 후회하고 싶지 않은 선택“

  •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프로 17년 동안 손바닥이 멀쩡한 날이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매년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뒤에서 눈물을 흘렸다. 어느새 현역의 황혼이 됐고 FA 자격을 취득했다. 그것도 재자격이다. 고민했다. 주변에선 은퇴얘기가 흘러나온다. 당신이 이우민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이우민(35·롯데)과 꽤 오랜 시간 통화를 했다. 이우민은 피트니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벌써 운동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우민은 “운동을 할 때면 아무 생각도 안난다”고 웃었다.

    이우민은 FA 시장의 소외된 선수다. 롯데는 내부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 대상은 손아섭, 강민호다. 올 겨울 FA 대어로 손꼽히는 두 선수가 모두 롯데 소속이고 뜨거운 감자다. 이우민은 다르다. 팬들은 ‘왜 FA 신청을 했지?’라고 궁금해한다. 이우민은 “냉정히 생각하면 FA는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우민은 2001년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다. 이승화에서 이름을 개명했고 낯설기도 하지만 얼굴을 보면 모르는 이는 없을 터다. 이대호, 최준석, 박종윤 손승락과 동기다. 롯데에선 정대현을 빼고 최고참이다.

    돌아보면 언제나 불완전연소한 불운의 사나이다. 외야 수비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인정을 받지만 잦은 부상과 약한 화력으로 항상 기대감만 심어주다 고개를 숙이곤 했다. 통산 1003경기에서 타율 0.253(1854타수 432안타) 15홈런 168타점 56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타율 0.254에 머물렀다. 5월까지 3할 언저리 타율로 기대감을 안겼지만 조금씩 떨어진 타격감으로 기회가 줄어들었고 8월 이후부턴 11타수를 나서는 데 그쳤다.

    시간이 흐르고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조원우 감독은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마무리캠프가 이어지고 있고 FA 신청의 날이 왔다. 이우민은 고민을 했다. FA 협상은 고사하고 연봉협상에서도 은퇴 제의를 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런 상황에서 FA 신청은 오히려 독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17년 동안 흘린 땀의 양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FA 미아가 되더라도 신청은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다.

    이우민은 “사실 FA 신청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한테는 마지막에 한번 온 기회다. FA 신청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되겠는가,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 솔직함은 이어졌다. 이우민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안다. 팬들의 마뜩지 않은 시선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야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온 인생에서 FA 자격이 된다면 되든 안되든 명단에 이름을 올려보고 싶었다. 이우민은 “작년에도 FA 자격이 됐는데 신청하지 않았다. 선수생활을 마감하더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우민의 FA 계약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사실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롯데 구단도 큰 의지가 없어보인다. 이우민도 잘 알고 있다. 현역생활을 마감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이는 선택이다. 이우민은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가 남겠지만 현역생활을 포기하는 쪽이 살면서 더 큰 후회가 남을 것 같다”며 “몸도 아픈데가 없다. 조만간 어떤 결정이 나겠지만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민의 각오가 기억에 남는다. 이우민은 “누가 해코지 한 것도 아니고 (부상 등도) 다 내 복인 것 같다. 최근 (김)성배형 기사를 보니 팔 빠지도록 던져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 말이 정말 다가왔다”며 “1년만 더 뛰더라도 죽도록 야구장에서 뛰어보고 싶다. 맨날 뒤에서 연습만 죽도록 했다. 단 1년이라도 연습으로 말고, 경기장에서 죽도록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말투 없기로 유명한 이우민이지만 그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계약금액은 문제가 아니다. FA 신청은 현역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이우민이 스스로에게 주는 자신만의 상이다. 그는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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