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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현장스토리] 이 '사진 한 장'이 한화 레전드를 뭉치게 했다

입력 : 2017-11-19 06:16:38 수정 : 2017-11-19 1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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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미야자키(일본) 정세영 기자] “이 멤버가 다시 일본에서 주요 보직의 지도자로 모였네요.”

한용덕(52) 한화 감독의 핸드폰엔 오래전 찍은 사진 한장이 숨어 있었다. 한용덕 감독이 지난 1989년 당시 일본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에서 열린 연수(교육리그)에 참가했을 때의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당시 20대 초반의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코치, 장종훈 수석 코치가 다이에 팀 버스를 배경으로 나란히 서서, 앳된 얼굴로 수줍게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이 사진을 공개하며 “어느 순간부터 ‘이 그림이 한화에서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감독 자리에 욕심이 생긴 뒤에는 우리 3명이 함께 하는 모습을 항상 그려왔다. 이글스를 ‘새로 일으키자’는 뜻으로 이 사진의 주인공들이 다시 모였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뜻깊은 사진”이라고 말했다.

송진우 코치와 장종훈 코치도 이 사진을 갖고 있다. 사실 이 사진의 원래 주인은 송진우 코치였다. 송 코치는 “몇해 전 한화 출신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한용덕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며 보내달라고 해서 바로 보내줬다. 당시에 추억을 되살리며 함께 즐거워했는데 우연히 이렇게 되려고, 우리 3명이 사진을 찍었나 보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저 때 신인으로 어리둥절하던 시기 좋은 기회를 얻어서 일본의 야구와 훈련방식을 배우고 와서 이듬해 성적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의미 있는 연수였는데 아마 셋 모두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장종훈 코치는 “우리가 야구를 못한다는 걸 용납할 수 없었던 겁 없던 시절이었다. 투수들 모두 잘 던졌지만, 초반 실점하더라도 경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뒤집어놓던 시절이었다. 참 추억이 떠오르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한화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한 감독은 곧바로 장종훈·송진우·강인권 등 현역 시절 함께 호흡한 동료들을 자신을 보좌할 코치로 임명했다. 그리고 다시 뭉친 ‘독수리 삼총사’는 이달 초부터 시작된 팀 마무리 캠프에서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두 코치는 “3년 후에는 진짜 한 감독님이 말한 대로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감독은 “1980년대 후반부터 이글스의 황금기를 함께 했던 선배들이 지도자가 돼 더그아웃에 돌아왔다. 분명 선수들에게도 울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한용덕 한화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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